대형견을 키우고 싶은데 어떤 견종이 나에게 맞을까 고민되시나요? 저는 4년 전 골든 리트리버를 입양하면서 대형견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하지만 견종마다 성격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친구는 허스키를 키우는데 완전히 다른 세계를 살고 있어요. 오늘은 인기 있는 대형견 세 견종의 실제 성격과 키울 때 알아야 할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귀여운 외모에 혹해서 입양했다가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도와드릴게요.
골든 리트리버, 천사견의 숨겨진 에너지
골든 리트리버는 대형견 중에서도 가장 온순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견종으로 유명합니다. 실제로도 정말 그래요. 저희 골든이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꼬리를 흔들며 다가가고, 아이들이 만져도 가만히 있어줍니다. SNS에서 보는 천사 같은 모습이 과장이 아니에요. 하지만 이 온순함 뒤에 숨겨진 엄청난 에너지를 모르고 키우면 정말 힘듭니다.
골든 리트리버는 원래 사냥개로 개량된 견종입니다. 오랜 시간 사냥꾼과 함께 들판을 뛰어다니며 일했던 DNA가 그대로 남아있어요. 그래서 운동량이 어마어마합니다. 저는 처음에 하루 30분 산책이면 충분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30분 산책을 하고 집에 왔는데도 강아지는 계속 놀자고 공을 물어왔습니다. 지금은 아침 1시간, 저녁 1시간씩 산책하고, 주말에는 강아지 놀이터에서 2시간 정도 뛰어놀게 해줘요. 그래야 집에서 차분하게 지냅니다.
운동이 부족하면 골든 리트리버는 파괴왕이 됩니다. 저희 집은 입양 첫 달에 소파 쿠션 3개, 슬리퍼 5켤레, 휴대폰 충전기 2개가 희생됐어요. 에너지가 남아돌아서 물어뜯을 대상을 찾는 거예요. 충분한 산책과 놀이로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나니 집안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대형견이니까 천천히 걷기만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버리세요. 공놀이, 프리스비, 수영 등 활동적인 놀이가 꼭 필요합니다.
골든 리트리버의 또 다른 특징은 극강의 사람 집착입니다. 혼자 있는 걸 정말 힘들어해요. 저는 재택근무를 하는데도 화장실만 갔다 와도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외출할 때는 현관에서 슬픈 눈으로 쳐다봐서 마음이 아파요. 분리불안 훈련을 열심히 했는데도 4시간 이상 혼자 두면 불안해합니다. 맞벌이 부부라면 골든 리트리버보다 독립적인 견종을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털 빠짐도 각오해야 합니다. 골든 리트리버는 이중모라서 털갈이 시즌에는 정말 심각해요. 봄과 가을에는 매일 진공청소기를 돌려도 집안 곳곳에서 털이 날립니다. 옷에도, 침대에도, 밥그릇에도 털이 들어가요. 저는 털 제거 롤러를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닙니다. 청소를 싫어하시거나 결벽증이 있다면 골든 리트리버는 맞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할 만큼 사랑스럽고 충성스러운 견종이라는 건 확실합니다.
허스키, 늑대 DNA가 부르는 탈출 본능
시베리안 허스키는 외모가 정말 멋있습니다. 늑대처럼 생긴 얼굴과 파란 눈, 우아한 자태가 매력적이죠. 친구가 허스키를 키운다고 했을 때 저도 부러웠어요. 그런데 직접 봐보니 골든 리트리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더라고요. 허스키는 정말 독특한 성격을 가진 견종입니다.
허스키의 가장 큰 특징은 독립적인 성격입니다. 골든처럼 보호자에게 집착하지 않아요. 오히려 자기 할 일 하고 혼자 노는 걸 좋아합니다. 친구 말로는 부르면 쳐다보기는 하는데 올지 말지는 본인이 결정한대요. 명령을 잘 따르는 견종이 아니라서 훈련이 어렵습니다. 머리가 나쁜 게 아니라, 명령에 복종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거예요. 초보 보호자가 첫 반려견으로 키우기에는 상당히 도전적인 견종입니다.
탈출의 명수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게 아닙니다. 허스키는 원래 썰매를 끌며 먼 거리를 달리던 견종이에요. 그래서 울타리를 뛰어넘거나 문틈을 비집고 나가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친구네 허스키는 1.5미터 울타리를 뛰어넘어서 탈출한 적이 있대요. 땅을 파서 울타리 밑으로 빠져나가기도 하고요. 허스키를 키운다면 마당의 울타리는 최소 2미터 이상, 땅속 30센티미터까지 박아야 한다는 농담 아닌 진담이 있습니다.
운동량은 골든 리트리버보다 더 많습니다. 허스키는 하루에 2시간 이상 달려야 해요. 그냥 걷기로는 부족하고 뛰어야 합니다. 친구는 자전거를 타고 허스키와 함께 달리는데, 허스키가 지칠 때까지 달리면 왕복 10킬로미터가 넘는다고 해요. 운동이 부족하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듭니다. 소파를 물어뜯고, 벽지를 뜯고, 문짝을 긁어요. 에너지를 소진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파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거죠.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허스키는 짖지 않고 울부짖습니다. 늑대처럼 아우우 하는 소리를 내는데, 처음 듣는 사람은 깜짝 놀라요. 이웃 민원이 걱정된다면 단독주택이 아닌 이상 허스키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친구는 방음벽을 설치하고 허스키를 키우는데도 가끔 민원이 들어온다고 해요.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허스키 특유의 자유로운 영혼과 개성 넘치는 매력에 빠진 보호자들은 절대 다른 견종으로 못 바꾼다고 합니다.
도베르만, 오해받는 충성심의 아이콘

도베르만은 경비견, 군견 이미지 때문에 무섭고 공격적이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지인이 도베르만을 키우는데 집에 놀러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제 무릎에 앉으려고 하고, 배를 보이면서 쓰다듬어 달라고 하더라고요. 40킬로그램이 넘는 강아지가 무릎에 앉으려니 좀 당황스럽긴 했지만, 정말 순하고 애교 많은 아이였어요.
도베르만의 가장 큰 특징은 보호자에 대한 극강의 충성심입니다. 골든 리트리버가 모든 사람을 좋아한다면, 도베르만은 자기 가족만 사랑합니다. 가족에게는 한없이 다정하지만, 낯선 사람에게는 경계심을 보여요. 이게 공격성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가족을 지키려는 본능이 강한 거예요. 사회화 훈련을 잘 받은 도베르만은 낯선 사람에게도 공격적이지 않습니다. 다만 함부로 다가오는 걸 허락하지 않을 뿐이죠.
도베르만은 매우 똑똑한 견종입니다. 훈련 순위에서 상위권에 들 만큼 학습 능력이 뛰어나요. 지인 말로는 한 번 가르치면 바로 이해하고, 복잡한 명령도 금방 배운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똑똑함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어요. 일관성 없는 훈련이나 불공평한 대우를 금방 알아차립니다. 보호자가 약하거나 우유부단하면 도베르만이 주도권을 잡으려고 해요. 확고한 리더십과 일관된 규칙이 필요한 견종입니다.
운동량은 허스키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많은 편입니다. 하루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산책이 필요해요. 도베르만은 근육질 몸을 유지하기 위해 달리기와 점프 같은 운동을 좋아합니다. 지인은 주말마다 도베르만과 함께 등산을 가는데, 체력이 정말 좋아서 사람이 먼저 지친다고 해요. 실내에서는 비교적 차분하게 지내지만, 밖에서는 활동적이고 민첩합니다.
도베르만은 추위에 약합니다. 털이 짧고 체지방이 적어서 겨울에 떨어요. 산책 나갈 때 옷을 입혀야 하고, 집안 온도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피부가 예민해서 피부병에 걸리기 쉬워요. 정기적으로 목욕하고, 사료도 저자극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의료비가 다른 견종보다 더 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해요. 하지만 제대로 된 리더십과 충분한 사랑을 준다면, 도베르만은 어떤 견종보다 충직하고 믿음직한 가족이 되어줍니다. 편견을 버리고 도베르만의 진짜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결론
대형견은 각각 뚜렷한 개성과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골든 리트리버는 온순하고 사교적이지만 엄청난 에너지와 분리불안을 감당해야 하고, 허스키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탈출 본능과 막강한 체력을 관리해야 합니다. 도베르만은 충성스럽고 똑똑하지만 확고한 리더십과 사회화 훈련이 필수예요. 외모만 보고 선택하면 나중에 후회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생활 방식, 성격, 경험, 주거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선택하세요. 대형견은 10년 이상 함께할 가족입니다. 신중하게 결정하고, 선택한 후에는 끝까지 책임지는 보호자가 되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