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소파에 할퀴기 자국이 생기고, 벽지가 찢어지는 광경을 보면 속상하지만, 고양이에게 발톱 긁기는 단순한 버릇이 아닌 생존 본능입니다. 저희 집 3살 코숏 '나비'도 입양 초기 가구마다 흔적을 남기며 저를 당황하게 했어요. 하지만 고양이의 본능을 이해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하니 지금은 스크래처만 사용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발톱 긁기 본능을 억제하지 않으면서도 가구를 보호하는 현실적인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발톱 긁기는 본능: 억제 vs 유도

많은 보호자들이 고양이의 스크래칭을 문제 행동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고양이에게 필수적인 본능 행동입니다. 억제하려 들면 스트레스만 증가하고 문제는 더 심해지죠.
고양이가 발톱을 긁는 이유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발톱 관리예요. 겉껍질을 벗겨내며 날카로운 발톱을 유지하는 건데, 야생에서 사냥과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행동이었죠. 실내 고양이도 이 본능이 그대로 남아있어 매일 발톱을 갈아야 합니다.
영역 표시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고양이 발바닥에는 페로몬을 분비하는 땀샘이 있어요. 발톱으로 긁으면 시각적 표시와 함께 자신의 냄새를 남기는 거죠. 다묘 가정이나 새로운 환경에서 더 심하게 긁는 이유가 바로 이거예요. 나비도 새 집으로 이사 온 첫 주에는 모든 가구를 긁으며 자기 영역임을 확인했답니다.
스트레칭과 근육 운동 목적도 있습니다. 등과 어깨, 앞다리 근육을 쭉 펴는 동작은 고양이 건강에 필수적이에요. 잠에서 깨어났을 때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스크래칭인 이유죠. 감정 표현 수단이기도 합니다. 기쁠 때, 흥분했을 때, 심지어 불안할 때도 발톱을 긁어요.
그렇다면 해결책은 억제가 아니라 유도입니다. 고양이의 본능을 인정하고 적절한 대체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발톱 제거 수술은 고양이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고 평생 후유증을 남기니 절대 고려해서는 안 됩니다. 대신 매력적인 스크래처를 제공하고 올바른 장소에서 긁도록 훈련하는 게 정답입니다.
스크래처 위치 선정의 심리학
좋은 스크래처를 사도 위치가 잘못되면 고양이는 여전히 가구를 긁습니다. 스크래처 배치는 고양이 심리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요.
첫 번째 원칙은 고양이가 자주 지나다니는 동선에 배치하는 것입니다. 거실 한가운데, 침실 출입구, 창가처럼 고양이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좋아요. 구석진 곳에 숨겨두면 아무리 좋은 스크래처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어 하니까요.
잠자는 장소 근처도 필수 배치 지점입니다. 고양이는 잠에서 깨자마자 스트레칭을 하며 발톱을 긁거든요. 나비의 침대 바로 옆에 수직 스크래처를 놓았더니 사용 빈도가 3배 이상 늘었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쭉 기지개를 펴며 긁는 모습이 일상이 됐죠.
고양이가 이미 긁고 있는 가구 앞에 스크래처를 배치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소파 모서리를 긁는다면 그 바로 앞에 스크래처를 놓으세요. 고양이는 이미 그 위치를 긁기 좋은 장소로 인식하고 있으니, 대체할 물건만 제공하면 됩니다. 처음에는 가구와 스크래처를 동시에 긁을 수 있지만, 스크래처가 더 매력적이면 자연스럽게 옮겨갑니다.
다묘 가정이라면 각 고양이당 최소 2개 이상의 스크래처가 필요해요. 고양이는 다른 고양이가 사용한 스크래처를 덮어 긁으며 서열을 확인하기도 하지만, 자기만의 전용 스크래처를 선호하기도 합니다. 여러 개를 다양한 위치에 배치해서 선택권을 주는 게 좋아요.
스크래처 종류도 다양하게 준비하세요. 수직형, 수평형, 경사형을 모두 제공하면 고양이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어요. 나비는 수직 스크래처를 좋아하지만, 제 친구 고양이는 바닥에 평평하게 놓인 수평형만 사용하더라고요. 소재도 골판지, 삼베, 카펫 등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는 게 좋습니다.
스크래처의 안정성도 중요합니다. 흔들리거나 넘어지는 스크래처는 고양이가 불안해서 사용하지 않아요. 특히 수직 스크래처는 고양이가 몸을 쭉 펴고 체중을 실어 긁기 때문에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가벼운 제품은 무거운 받침대를 추가하거나 벽에 고정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가구 보호 실전 팁
스크래처를 완벽하게 배치했어도 고양이가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동안 가구를 보호하는 실전 팁을 알려드릴게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리적 차단입니다. 고양이가 긁는 가구 부분에 양면테이프를 붙이거나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세요. 고양이는 �끈적한 느낌과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싫어해서 자연스럽게 피하게 됩니다. 2주 정도 지속하면 그 장소는 긁지 않는 곳으로 학습돼요. 저는 소파 모서리에 가구용 보호 커버를 씌웠는데, 비슷한 효과를 봤습니다.
스크래처로 유도하는 적극적 훈련도 필요합니다. 고양이가 가구를 긁으려 할 때 조용히 스크래처 쪽으로 데려가세요. 절대 큰 소리로 혼내거나 물을 뿌리면 안 돼요. 스트레스만 주고 신뢰가 깨집니다. 대신 스크래처에서 긁으면 즉시 칭찬하고 간식을 주세요. 캣닢을 스크래처에 뿌려두는 것도 관심을 끄는 좋은 방법입니다.
발톱 관리를 병행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어요. 2주에 한 번씩 발톱을 깎아주면 날카로운 정도가 줄어들어 가구 손상이 덜합니다. 발톱깎이가 두렵다면 수의사나 미용실에 맡기는 것도 방법이에요. 발톱 캡을 씌우는 선택지도 있는데, 고양이가 적응하면 6주 정도 효과가 지속됩니다. 단, 실리콘 캡이 빠지거나 삼키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해요.
페로몬 스프레이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안정감을 주는 페로몬 제품을 가구에 뿌려두면 고양이가 그곳을 긁는 빈도가 줄어요. 이미 고양이의 냄새로 표시된 곳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죠. 나비가 유난히 긁던 벽지 부분에 페로몬 스프레이를 사용했더니 일주일 만에 거의 안 긁더라고요.
놀이 시간을 충분히 가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에너지가 남아있는 고양이는 발톱 긁기를 포함한 여러 행동이 과도해져요. 하루 최소 15~30분씩 낚시대 장난감이나 공놀이로 사냥 본능을 충족시켜 주세요. 충분히 놀고 피곤한 고양이는 가구에 관심이 줄어듭니다.
환경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어요. 새로운 가족 구성원, 이사, 공사 소음 등은 고양이를 불안하게 만들어 스크래칭이 증가합니다. 이럴 때는 고양이만의 안전한 공간을 확보해주고,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과 놀이를 제공하세요. 스트레스가 줄면 자연스럽게 과도한 발톱 긁기도 감소합니다.
인내심이 가장 중요합니다. 스크래처 훈련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아요. 2~4주 정도 일관되게 노력하면 대부분의 고양이가 적응합니다. 나비도 완전히 스크래처만 사용하기까지 3주가 걸렸어요.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시도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가구를 긁지 않는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될 겁니다.
마치며
고양이 스크래칭은 문제가 아닌 본능입니다. 억제하려 하지 말고 올바른 장소로 유도하는 것이 보호자와 고양이 모두에게 행복한 해결책이에요. 적절한 스크래처를 고양이의 동선과 심리에 맞춰 배치하고, 가구는 보호 장치로 지키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훈련하세요. 여러분의 고양이는 어떤 스크래처를 좋아하나요? 댓글로 경험을 나눠주시면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