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처음 집으로 데려왔을 때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을 수 없었던 경험 있으신가요? 저는 5년 전 첫 고양이를 입양했을 때 정말 당황했습니다. 이동 가방에서 나오자마자 침대 밑으로 숨어버렸고, 3일 동안 나오지 않더라고요. 밥도 안 먹고 화장실도 안 가는 것 같아서 정말 걱정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제가 너무 조급했던 것 같습니다.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적응 기간이 훨씬 길고 신중해요.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고양이 적응 기간을 현명하게 보내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숨는 게 정상! 2주간의 인내심 프로젝트
고양이가 숨는다고 해서 당황하지 마세요. 이건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낯선 환경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숨어요. 저는 처음에 이걸 몰라서 계속 찾아내려고 했는데, 그게 오히려 고양이를 더 스트레스받게 만들었습니다.
첫날은 거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이동 가방에서 나온 고양이는 재빠르게 가장 안전해 보이는 곳으로 달려갑니다. 보통 침대 밑, 옷장 뒤, 소파 아래 같은 좁고 어두운 공간이에요. 저희 고양이는 침대와 벽 사이 틈새로 들어가서 꼼짝도 안 했습니다. 손을 넣어서 만지려고 했다가 할퀴일 뻔했어요. 절대로 억지로 끌어내려고 하지 마세요. 그냥 놔두는 게 답입니다.
밥과 물은 숨어있는 곳 근처에 놔주세요. 저는 처음에 거실에 식기를 놨는데, 고양이가 나오지 않아서 먹지 못했어요. 둘째 날 침대 밑 가까운 곳으로 옮겨놨더니 제가 잠든 사이에 먹더라고요. 화장실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멀리 있으면 가기 겁나서 참을 수 있어요. 적응 초기에는 고양이가 숨어있는 방에 모든 걸 가까이 배치하는 게 좋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조금씩 원래 자리로 옮기면 돼요.
2주는 정말 긴 시간입니다. 저는 매일 출근하기 전에 고양이에게 말을 걸고, 밥을 챙기고, 화장실을 확인했어요. 고양이는 숨어있지만 보호자의 목소리와 움직임을 계속 관찰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쯤 지나면 보호자가 없을 때 슬금슬금 나와서 집안을 탐색하기 시작해요. 흔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물이 줄어들고, 밥그릇이 비어있고, 화장실에 배변이 있으면 잘 적응하고 있다는 신호예요.
인내심이 정말 중요합니다. 친구 중에는 고양이가 3일째 안 나와서 병원에 데려가려고 했던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수의사는 그게 정상이라고 했답니다. 성묘는 새끼 고양이보다 적응이 더 오래 걸릴 수 있어요. 특히 보호소에서 온 고양이나 학대받았던 고양이는 한 달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고양이의 속도에 맞춰주세요. 언젠가는 반드시 마음을 열게 됩니다.
안전지대 만들기, 고양이 심리학 적용

고양이가 빨리 적응하려면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저는 두 번째 고양이를 입양할 때 이 방법을 써봤는데, 첫 번째보다 훨씬 빨리 적응하더라고요. 고양이의 심리를 이해하고 그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핵심입니다.
처음에는 집 전체를 개방하지 마세요. 한 방만 고양이 전용 공간으로 정해주는 게 좋아요. 넓은 공간은 고양이에게 오히려 스트레스예요. 어디가 안전한지 판단하기 어렵거든요. 저는 작은 방 하나를 골라서 거기에 밥그릇, 물그릇, 화장실, 캣타워, 숨을 곳을 모두 배치했습니다. 문을 닫아두고 고양이가 그 공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어요. 일주일 후 문을 열어두고 스스로 나올 때까지 기다렸더니 적응이 훨씬 빨랐습니다.
수직 공간을 활용하세요.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 주변을 관찰하는 걸 좋아합니다. 캣타워나 선반이 있으면 그곳에 올라가서 안전하게 세상을 볼 수 있어요. 저는 창가에 캣타워를 놨는데, 고양이가 거기서 밖을 구경하면서 점점 편안해지는 게 보였습니다. 높은 곳에 있으면 위협받지 않는다는 본능이 있거든요. 캣타워가 없다면 책장이나 옷장 위도 괜찮아요. 다만 떨어질 위험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숨을 곳도 여러 개 만들어주세요. 고양이는 선택권이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낍니다. 상자를 여러 개 놔두거나, 캣터널을 설치하거나, 침대 밑을 비워두세요. 저는 아마존 상자를 그냥 놔뒀는데 고양이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입구를 뚫어주고 안에 담요를 깔아줬더니 자기만의 아지트로 만들었습니다. 돈 안 들이고도 고양이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페로몬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펠리웨이 같은 제품은 고양이를 안정시키는 페로몬을 방출해요. 저는 이걸 적응 기간 동안 써봤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습니다. 고양이가 덜 긴장하고 더 빨리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온라인이나 동물병원에서 구입할 수 있고, 한 달 정도 사용하면 됩니다. 비용은 3만원에서 5만원 정도예요. 고양이가 심하게 스트레스받는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첫 접촉 타이밍 포착하는 법
고양이가 언제 마음을 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신호를 잘 읽으면 적절한 타이밍을 잡을 수 있어요. 너무 일찍 접근하면 다시 경계하고, 너무 늦으면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저는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타이밍을 잡는 요령을 터득했습니다.
고양이가 보이는 곳에 나왔다면 첫 번째 신호입니다. 숨어있다가 창가나 캣타워로 나온 거예요. 이때 절대 달려가지 마세요. 저는 처음에 너무 반가워서 다가갔다가 고양이가 다시 숨어버렸습니다. 대신 못 본 척하세요. 평소처럼 집안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TV를 보세요. 고양이는 보호자가 자기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30분 정도 무시하면 고양이가 조금씩 가까이 오기 시작해요.
눈을 마주치되 천천히 깜빡이세요. 고양이 세계에서 느린 눈 깜빡임은 사랑과 신뢰의 표시예요. 저는 고양이가 저를 쳐다볼 때 천천히 눈을 감았다가 떴습니다. 그랬더니 고양이도 똑같이 따라 하더라고요. 이게 고양이식 키스라고 하더라고요. 이 행동을 반복하면 고양이가 보호자를 신뢰하기 시작합니다. 다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건 공격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손을 내밀 때는 주먹을 쥐고 천천히 하세요. 손가락을 펴면 고양이는 그걸 위협으로 느낄 수 있어요. 주먹을 쥐고 낮게 내밀면 고양이가 다가와서 냄새를 맡습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 며칠을 기다렸어요. 고양이가 제 손 냄새를 맡고, 턱을 비비고, 마침내 머리를 부딪치며 표시를 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이제 고양이가 보호자를 받아들인 거예요.
만질 때는 머리와 턱 주변부터 시작하세요. 배나 꼬리는 나중에 해도 됩니다. 고양이는 머리와 턱을 만지는 걸 좋아하지만 배는 약점이라서 잘 허락하지 않아요. 저는 처음부터 배를 만지려다가 할퀴인 적이 있습니다. 고양이가 편안해하면 조금씩 등, 옆구리로 범위를 넓혀가세요. 배는 정말 친해진 후에 만져야 합니다. 그나마도 고양이마다 성향이 달라서 평생 배를 못 만지게 하는 아이도 있어요.
장난감으로 놀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낚시대 장난감은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상호작용할 수 있어서 좋아요. 저는 적응 기간 중에 매일 10분씩 낚시대 장난감으로 놀아줬습니다. 처음에는 숨어서 지켜보기만 하던 고양이가 나중에는 적극적으로 뛰어나와서 놀더라고요. 놀이를 통해 보호자가 재미있는 존재라는 걸 학습하는 거예요. 간식도 효과적입니다. 츄르 같은 간식을 주면서 긍정적인 경험을 쌓아주세요. 다만 너무 많이 주면 배탈 날 수 있으니 하루 1~2개 정도만 주세요.
결론
고양이 적응 기간은 최소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고양이의 속도에 맞춰주세요. 숨는 건 정상이고, 천천히 나오는 것도 정상입니다. 안전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신호를 잘 읽고, 적절한 타이밍에 접근하면 반드시 마음을 열게 됩니다. 제 경험상 인내심이 가장 중요했어요. 지금은 제 무릎에서 골골거리며 자는 고양이를 보면서 그때의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낍니다. 여러분의 고양이도 곧 가족의 일원으로 완벽하게 적응할 거예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