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누와 관계가 좋아진 건 제가 집착을 버린 후부터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놔두니까 키누가 더 가까이 왔어요. 이게 고양이와 사는 지혜더라고요.
출장 갔다 올 때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집 오자마자 키누 찾아다녔어요. 그러면 키누가 숨었습니다. 지금은 짐만 풀고 소파에 앉아 있어요. 30분 후 키누가 제 무릎에 와서 앉습니다.
키누만의 공간을 만들어줬습니다. 제 방 옷장 한 칸을 비웠어요. 부드러운 담요 깔아두고 키누 전용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절대 거기는 안 들여다봅니다. 키누 성역이에요.
창가 자리도 키누 전용입니다. 해먹을 설치했는데 키누가 정말 좋아해요. 하루에 3시간씩 거기 누워 있습니다. 제가 지나가도 쳐다보지 않아요.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는 겁니다.
밥 시간도 존중합니다. 키누가 밥 먹을 때 절대 건드리지 않아요. 예전엔 먹는 키누 쓰다듬었는데, 키누가 밥을 안 먹더라고요. 지금은 밥 주고 자리를 뜹니다. 키누 혼자 편하게 먹게 해줘요.
화장실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키누가 화장실 갈 때 쳐다보지 않아요. 고양이는 배변할 때 무방비 상태라 예민하대요. 저는 다른 일 하면서 모른 척합니다.
손님 왔을 때도 키누 편입니다. 손님들이 키누 만지고 싶어 해도 말려요. 키누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건드리지 말라고 합니다. 키누 의사가 최우선입니다.
지금 키누와 저는 최고의 관계입니다. 키누가 하루에 서너 번 제 무릎에 와서 잡니다. 느린 눈 깜빡임도 자주 주고받아요. 가르랑거리며 배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제가 집착을 버리니 키누가 저를 더 신뢰하게 됐어요.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은 내버려두는 겁니다. 그들이 원할 때 다가오게 기다리는 거예요. 강아지처럼 적극적으로 애정 표현하지 않아도 됩니다. 키누는 키누만의 방식으로 저를 사랑합니다. 그걸 이해하고 존중하는 게 진정한 사랑입니다. 여러분도 고양이에게 개인 시간을 주세요. 그게 가장 큰 사랑입니다.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