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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령묘 케어, 고양이의 건강한 노년 만들기

by mindstree 2025. 11. 11.

우리 고양이가 12살이 됐을 때, 수의사 선생님이 이제 시니어 고양이라고 하셨어요. 겉으로 보면 여전히 건강해 보였는데, 혈액 검사 결과 신장 수치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더라고요. 고양이는 아픈 티를 안 내는 동물이라서 보호자가 더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는 말씀에 정말 놀랐습니다. 그때부터 4년간 노령묘를 돌보면서 배운 것들을 공유해드릴게요.

고양이 나이, 인간 나이로 환산하면?

노령묘가 창틀에 편하게 앉아 있다

고양이 나이를 사람 나이로 계산하는 방법을 정확히 아는 분들이 많지 않아요. 저도 처음엔 강아지처럼 7을 곱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고양이는 계산법이 다르더라고요.

생후 1년이 되면 사람으로 따지면 15세 정도입니다. 성묘가 되기까지 엄청나게 빠르게 성장하는 거죠. 2년차가 되면 24세 정도로, 완전한 성묘가 됩니다. 그 이후부터는 1년에 4살씩 나이를 먹어요. 우리 고양이는 지금 16살인데, 사람으로 치면 80세 정도 되는 셈이에요.

고양이는 보통 7세부터 시니어 단계에 접어듭니다. 사람으로 치면 44세 정도니까 중년이라고 볼 수 있죠. 11세 이상은 노령묘로 분류하는데, 이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노화 관리가 필요합니다. 15세 이상은 초고령묘로, 더욱 세심한 케어가 필요해요.

고양이 나이 환산표: 1년 = 15세 | 2년 = 24세 | 3년 = 28세 | 5년 = 36세 | 7년 = 44세 | 10년 = 56세 | 12년 = 64세 | 15년 = 76세 | 20년 = 96세

품종에 따라 수명도 조금씩 다릅니다. 코리안숏헤어 같은 믹스묘는 평균 15년에서 18년을 살고, 일부는 20년 이상도 삽니다. 페르시안이나 스코티시폴드 같은 순종은 유전 질환이 많아서 평균 수명이 조금 짧은 편이에요. 하지만 적절한 관리를 하면 품종에 관계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실내 고양이와 길고양이의 수명 차이는 엄청납니다. 실내 고양이는 평균 15년을 사는 반면, 길고양이는 평균 2년에서 5년 정도밖에 못 산다고 해요. 교통사고, 질병, 추위와 더위, 굶주림 같은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죠. 집에서 안전하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수명이 3배 이상 늘어나는 셈입니다.

신장 질환 조기 발견 체크리스트

노령묘의 가장 큰 적은 만성 신부전입니다. 10살 이상 고양이의 30퍼센트 이상이 신장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해요. 저희 고양이도 13살 때 진단받았어요.

가장 먼저 눈에 띈 증상은 물을 많이 마시는 거였습니다. 원래도 물을 잘 안 마시던 고양이가 하루에 급수기를 두세 번 채워줘야 할 정도로 마시더라고요. 수분 섭취량이 갑자기 늘었다면 꼭 병원에 가봐야 해요. 당뇨나 갑상선 질환일 수도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신장 문제입니다.

두 번째 신호는 소변량 증가예요. 물을 많이 마시니까 당연히 소변도 많이 나오죠. 하루에 화장실을 네다섯 번 이상 가거나, 소변 덩어리가 평소보다 훨씬 크다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저는 고양이 화장실을 청소하면서 매일 체크했어요.

식욕 변화도 중요한 신호입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체내 노폐물이 쌓여서 구역질을 느끼고 식욕이 떨어져요. 평소보다 사료를 적게 먹거나, 냄새만 맡고 돌아서는 행동을 보이면 주의해야 합니다. 반대로 갑상선 항진증이 있으면 밥은 많이 먹는데 살이 빠지기도 해요.

체중 감소는 알아채기 쉬운 증상이지만, 털이 많아서 눈으로는 잘 안 보입니다. 저는 한 달에 한 번씩 체중을 재는데, 3개월 동안 10퍼센트 이상 체중이 줄었다면 즉시 병원에 가봐야 해요. 우리 고양이는 4.5킬로그램에서 3.8킬로그램까지 빠졌을 때 진단받았습니다.

구토도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헤어볼 때문에 가끔 토하는 건 정상이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토하거나 노란 물을 토한다면 신장이나 다른 내장 기관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구토물에 피가 섞여 있다면 응급 상황입니다.

털 상태도 건강 지표예요. 신장 질환이 있으면 그루밍을 제대로 못 해서 털이 푸석푸석해지고 엉키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등 부분은 고양이가 핥기 힘든 부위라서 털 상태가 확연히 나빠집니다.

중요: 신장 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요. 신장 기능의 75퍼센트가 손상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7세 이상부터는 6개월마다 혈액 검사로 신장 수치를 체크하는 게 중요해요.

편안한 노년 환경 만들기

고양이가 나이 들면 환경 개선이 정말 중요합니다. 젊을 때는 거뜬히 올라가던 곳도 이제는 힘들어하거든요.

가장 먼저 한 일은 화장실 개선이었습니다. 높은 턱이 있는 화장실은 관절염 있는 노령묘에게 진입 장벽이 돼요. 저는 턱이 낮은 화장실로 바꿨고, 한쪽 면을 아예 잘라내서 걸어 들어갈 수 있게 만들었어요. 화장실 개수도 늘렸는데, 한 층에 하나씩 배치해서 멀리 가지 않아도 되게 했습니다.

밥그릇과 물그릇 위치도 중요해요. 허리를 숙이는 게 힘들 수 있으니까 약간 높이가 있는 받침대를 사용했어요. 물그릇은 집안 곳곳에 여러 개 놔둬서 언제든 물을 마실 수 있게 했습니다. 신장 질환이 있는 고양이는 수분 섭취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캣타워는 계단식으로 바꿨습니다. 점프해서 올라가는 구조는 이제 힘들어해서,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나 계단이 있는 제품으로 교체했어요. 소파나 침대 옆에도 스텝을 설치해서 쉽게 오르내릴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온도 관리도 신경 써야 해요. 노령묘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서 추위를 많이 타요. 겨울에는 따뜻한 이불을 여러 개 준비해두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곳에 온열 방석을 깔아줬어요. 여름에는 서늘한 타일 바닥을 좋아해서 거기에 얇은 매트를 깔아뒀습니다.

조명도 밝게 유지하는 게 좋아요. 시력이 떨어진 고양이는 어두운 곳에서 잘 못 보거든요. 특히 밤에는 은은한 수면등을 켜둬서 화장실 가는 길을 밝혀줍니다. 가구 배치도 바꾸지 않는 게 좋아요. 익숙한 동선을 유지해야 시력이 나빠져도 헤매지 않습니다.

미끄럼 방지도 중요합니다. 관절이 약해진 고양이는 미끄러운 바닥에서 넘어질 위험이 있어요. 저는 동선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계단에는 논슬립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정기적인 그루밍도 환경의 일부예요. 나이 들면 스스로 그루밍하기 힘들어서 털이 엉키고 피부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저는 하루에 한 번씩 빗질을 해주고, 닦을 수 없는 부분은 물티슈로 닦아줍니다. 이 시간이 우리 둘의 소중한 스킨십 시간이 됐어요.

실용 팁: 고양이 침대는 푹신한 것보다 약간 딱딱한 게 좋아요. 관절염 있는 고양이는 너무 푹신한 곳에서 일어나기 힘들어합니다. 메모리폼 침대가 적당해요.

우리 고양이는 지금 16살입니다. 신장 질환을 관리하면서도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매일 아침 창가에서 햇볕 쬐는 걸 좋아하고, 제 옆에서 가르랑거리며 잠들어요. 노령묘 케어는 작은 변화들의 누적입니다. 화장실 턱 하나, 물그릇 위치 하나가 고양이의 삶의 질을 크게 바꿔요.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로 여러분의 고양이도 편안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노령묘 케어 중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