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산책 중 우리 집 닥스훈트 '복이'가 갑자기 뒷다리를 질질 끌며 비명을 지르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동물병원으로 달려가 받은 진단은 디스크 질환이었죠. 그때 저는 디스크가 단순히 노령견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견종과 생활 습관에 따라 젊은 강아지도 언제든 발병할 수 있는 질환이었습니다. 오늘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반려견 디스크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위험 견종과 예방 생활 습관
디스크 질환은 특정 견종에서 유독 자주 발생합니다. 닥스훈트, 웰시코기, 비글, 시추, 페키니즈처럼 다리가 짧고 몸통이 긴 견종들은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크기 때문에 디스크 탈출증 발병률이 일반 견종보다 10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특히 닥스훈트의 경우 전체 개체의 약 25퍼센트가 일생 동안 디스크 질환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일상 생활 습관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첫째, 계단 오르내리기를 최대한 제한해야 합니다. 저는 복이를 위해 집 안 계단마다 애견용 경사로를 설치했고, 외출 시에는 항상 안아서 이동합니다. 둘째, 소파나 침대에서 뛰어내리는 행동을 막아야 합니다. 높은 곳에서 착지할 때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애견용 계단을 구비하거나 아예 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 관리 역시 핵심입니다. 과체중은 척추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적정 체중 유지가 필수적입니다. 수의사와 상담하여 하루 적정 칼로리를 계산하고, 간식은 전체 칼로리의 10퍼센트 이내로 제한하세요. 복이는 다이어트 사료로 바꾼 후 3개월 만에 1.2킬로그램을 감량했고, 걷는 자세도 한결 안정적으로 변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목줄 대신 가슴줄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목줄은 산책 중 갑자기 당길 때 목과 척추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단계별 치료법: 약물 vs 수술
디스크 질환은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1단계부터 5단계까지 분류됩니다. 1단계는 경미한 통증만 있는 상태이고, 5단계는 완전 마비로 배뇨 조절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치료 방법은 이 단계에 따라 결정되는데, 1단계에서 3단계 초반까지는 보존적 치료가 가능합니다.
보존적 치료의 핵심은 절대 안정과 약물 치료입니다. 복이의 경우 2단계 진단을 받았고, 수의사는 최소 4주간의 케이지 안정을 처방했습니다. 처음에는 활동적인 복이를 케이지에 가두는 것이 마음 아팠지만, 이것이 회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통증 완화를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근육 이완제를 투여받았고,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를 단기간 사용하기도 합니다.
3단계 후반부터 5단계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은 척추 감압술로, 탈출된 디스크 물질을 제거하여 신경 압박을 해소합니다. 수술 성공률은 단계와 시기에 따라 다른데, 3단계에서 빠르게 수술하면 90퍼센트 이상의 회복률을 보이지만, 5단계까지 진행된 후에는 50퍼센트 이하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골든타임이 중요합니다. 뒷다리를 완전히 못 쓰게 된 후 48시간 이내에 수술하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수술 비용은 병원과 증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200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입니다. 저는 복이가 다행히 약물 치료로 호전되었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펫보험 가입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습니다.
재활 운동 가이드
급성기 치료가 끝나면 재활 운동이 시작됩니다. 재활의 목표는 약해진 근육을 강화하고 척추 안정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수의사는 복이에게 6주간의 재활 프로그램을 제안했고, 저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법을 배웠습니다.
초기에는 수중 런닝머신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물의 부력이 관절과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주면서도 근육 운동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집에 수중 런닝머신이 없다면 욕조에 미지근한 물을 받아 다리를 움직이는 운동을 시킬 수 있습니다. 복이는 일주일에 3번씩 동물병원 재활센터에서 20분간 수중 운동을 했고, 2주 만에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집에서는 매일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해주었습니다. 앞다리를 천천히 앞으로 뻗었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고, 뒷다리도 같은 방식으로 10회씩 반복합니다. 마사지는 척추 주변 근육을 부드럽게 주무르듯이 5분 정도 해주면 되는데, 복이는 이 시간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근육이 뭉치면 척추에 또 다른 부담이 되기 때문에 꾸준한 마사지가 중요합니다.
회복 후기에는 짧은 산책을 서서히 늘려갑니다. 처음에는 5분 정도 평지를 천천히 걷고, 일주일 간격으로 5분씩 늘려갑니다. 경사진 길이나 계단은 최소 3개월간 피해야 합니다. 지금 복이는 재활 4개월 차로, 하루 30분씩 산책하며 예전처럼 즐겁게 뛰어다닙니다. 다만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기에 높은 곳 오르기는 여전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디스크 질환은 예방이 최선이지만, 발병했다 하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회복 가능합니다. 위험 견종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평소 생활 습관에 각별히 신경 쓰시고,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보이면 즉시 동물병원을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우리 반려견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도록 오늘부터 실천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