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말티즈 별이가 8살이 되던 해, 정기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 이상 판정을 받았습니다. ALT가 250까지 올라가 있더군요. 정상 범위가 10~100인데 2배 이상 높았던 거죠. 평소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는데, 수치로 보니 간이 상당히 안 좋은 상태였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알게 된 사실은 간은 70퍼센트 이상 손상되어야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더라고요. 그날부터 간 건강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별이의 간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간 수치, 무엇을 말해주나요
혈액검사 결과지를 받으면 여러 간 수치가 나옵니다. 가장 중요한 건 ALT, AST, ALP, 빌리루빈 네 가지입니다. 각각이 의미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수치가 올라갔는지에 따라 간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요.
ALT는 간세포 손상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별이처럼 이 수치가 높다면 간세포가 파괴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강아지 정상 범위는 10~100 정도인데, 100~300이면 경증, 300~500이면 중등도, 500 이상이면 중증으로 봅니다. 별이는 250이었으니 경증과 중등도 사이였던 거죠.
AST도 간세포 손상 지표지만 근육이나 적혈구에도 존재해서 단독으로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ALT와 AST를 함께 봤을 때 둘 다 높으면 간 문제가 확실하고, AST만 높으면 근육 손상이나 용혈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별이는 ALT만 높고 AST는 정상 범위였어서 순수하게 간 문제로 좁혀졌습니다.
ALP는 담도계 문제를 의심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올라가는데, 고양이보다 강아지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쿠싱 증후군이나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 시에도 올라갈 수 있어요. 별이는 ALP도 약간 높았는데, 수의사 선생님이 초음파 검사를 추가로 진행했습니다.
빌리루빈은 황달의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올라가면 잇몸이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는데, 이는 간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된 상태입니다. 다행히 별이는 빌리루빈은 정상 범위였습니다.
수치 상승 원인은 다양합니다. 지방간, 간염, 간경화, 종양 등 질병부터 약물 부작용, 독성 물질 노출까지 범위가 넓어요. 별이의 경우 초음파 결과 지방간으로 진단받았습니다. 체중이 표준보다 1.5킬로그램 초과된 상태였고, 간에 지방이 축적되어 있었습니다.
간 수치는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과식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수치가 변동될 수 있어요. 그래서 한 번의 검사로 단정 짓지 않고, 2~4주 후 재검사를 통해 추이를 관찰하는 게 중요합니다. 별이는 4주 후 재검사에서도 수치가 높게 나와 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갔습니다.
간에 해로운 것들, 멀리하세요
약물 중에는 간에 부담을 주는 것들이 많습니다. 가장 흔한 게 진통소염제인 NSAID 계열입니다. 사람도 타이레놀이나 부루펜을 오래 먹으면 간이 상하잖아요. 반려동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절염이나 통증 관리로 장기 복용하는 경우 정기적인 간 수치 체크가 필수입니다.
항생제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강력한 항생제를 2주 이상 복용할 때는 간 기능 모니터링이 필요해요. 별이도 피부염으로 항생제를 한 달간 먹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간 수치가 처음 올라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부터 신호가 있었던 거죠.
심장사상충 예방약도 간에서 대사됩니다. 대부분 안전하지만 간 기능이 이미 약해진 상태라면 수의사와 상의해서 용량을 조절해야 할 수 있습니다. 별이는 간 수치가 높은 기간 동안 예방약 복용을 잠시 중단했다가, 수치가 안정된 후 다시 시작했습니다.
절대 사람 약을 반려동물에게 주면 안 됩니다. 특히 타이레놀은 고양이에게 치명적이고, 강아지에게도 매우 위험합니다. 아스피린도 용량 조절이 어려워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음식으로는 기름진 음식이 간에 가장 나쁩니다. 지방이 많은 음식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지방간이 생기고, 이게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요. 별이가 지방간이 된 이유도 평소 간식을 너무 많이 줬던 게 원인이었습니다. 육포, 치즈, 소시지 같은 간식들이 생각보다 지방 함량이 높거든요.
양파, 마늘, 포도, 초콜릿처럼 독성 물질을 포함한 음식은 당연히 금물입니다. 이런 음식들은 간에서 해독 과정을 거치면서 간세포를 손상시킵니다. 특히 자일리톨이 들어간 무설탕 제품은 강아지에게 급성 간부전을 일으킬 수 있어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곰팡이가 핀 음식도 위험합니다. 아플라톡신이라는 곰팡이 독소가 간을 직접 공격하거든요. 사료를 개봉한 후 오래 두거나 습한 곳에 보관하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니, 사료는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한 달 이내에 소진하는 게 좋습니다.
환경 독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살충제, 제초제, 세제 같은 화학 물질이 간에 축적될 수 있어요. 마당에 제초제를 뿌렸다면 최소 며칠은 반려동물 출입을 막아야 하고, 청소할 때도 반려동물 전용 세제를 사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간 영양제, 정말 효과 있을까요
별이의 간 수치 관리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밀크씨슬 영양제였습니다. 밀크씨슬은 실리마린이라는 성분이 간세포 재생을 돕고 항산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수의사 선생님도 추천하셔서 매일 아침 사료에 섞어 줬습니다.
처음 3개월간 꾸준히 먹였더니 ALT가 250에서 150으로 떨어졌습니다. 완전히 정상은 아니지만 확실히 개선된 거죠. 6개월 후에는 100 이하로 떨어져서 정상 범위에 들어왔어요. 물론 영양제만의 효과는 아니고 식단 조절과 체중 감량을 병행한 결과입니다.
SAMe라는 성분도 간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글루타치온이라는 항산화 물질의 전구체로, 간의 해독 기능을 도와준다고 해요. 밀크씨슬과 함께 복합 제제로 나온 제품들이 많은데, 별이는 밀크씨슬 단일 성분으로 시작해서 효과를 본 후 SAMe 복합제로 바꿨습니다.
영양제는 약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입니다. 간 질환이 심각한 경우 영양제만으로는 부족하고 처방 약물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 후 복용하세요.
오메가3 지방산도 간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항염 작용이 있어서 간염이 있을 때 염증을 줄여주고, 지방간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별이는 밀크씨슬과 함께 오메가3도 같이 급여했는데, 털 윤기도 좋아지고 일석이조였습니다.
비타민 E도 항산화제로 간 보호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지용성 비타민이라 과량 섭취하면 오히려 독성이 있을 수 있어서 용량을 잘 지켜야 합니다. 대부분의 간 영양제에 적정량이 포함되어 있으니 별도로 추가 급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연도 간 기능에 중요한 미네랄입니다. 간 효소 작용에 필수적이고, 부족하면 간 재생이 느려질 수 있어요. 다만 구리와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단독 급여보다는 종합 미네랄 제제로 복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장 건강이 좋아지면 장에서 흡수되는 독소가 줄어들고, 간의 해독 부담이 줄어들거든요. 별이는 밀크씨슬과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복용했는데, 변 상태도 좋아지고 전반적인 컨디션이 개선됐습니다.
영양제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최소 2~3개월은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1~2주 먹고 효과 없다고 포기하면 안 됩니다. 별이도 첫 한 달은 수치 변화가 거의 없었고, 3개월째부터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게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원인 제거입니다. 영양제를 아무리 먹여도 해로운 음식이나 약물을 계속 섭취한다면 소용없어요. 별이는 간식을 끊고, 저지방 사료로 바꾸고, 체중을 2킬로그램 감량한 게 수치 개선에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영양제는 그 과정을 도와주는 보조 수단이었죠.
지금 별이는 10살이 됐지만 간 수치는 계속 정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고, 밀크씨슬은 계속 복용 중입니다. 한번 상한 간은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오기 어렵지만, 조기 발견하고 관리하면 충분히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정기 건강검진, 정말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