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13살 고양이 까미가 갑자기 식욕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하루에 사료를 세 번씩 달라고 조르는데, 이상한 건 체중은 오히려 줄어드는 거였어요. 한 달 만에 5.2킬로그램에서 4.5킬로그램으로 빠졌습니다. 게다가 밤마다 집 안을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평소 온순하던 성격도 예민해졌어요.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했더니 갑상선 기능 항진증 진단이 나왔습니다. 반면 친구네 골든 리트리버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정반대 증상을 보였다고 하더군요. 오늘은 헷갈리기 쉬운 갑상선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갑상선 항진증 vs 저하증, 정반대의 세계
갑상선은 목 부분에 있는 나비 모양의 작은 기관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호르몬이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데, 이게 과하면 항진증, 부족하면 저하증이 생깁니다. 재미있는 건 고양이는 주로 항진증, 강아지는 주로 저하증에 걸린다는 점입니다.
까미의 갑상선 항진증 증상은 정말 극적이었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배고파하고, 체중은 계속 줄었어요. 수의사 선생님 말씀이 신진대사가 너무 빨라져서 섭취한 칼로리보다 소모하는 칼로리가 더 많다고 하더군요. 사람으로 치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가 하루 종일 마라톤 하는 것과 비슷한 상태래요.
심박수도 엄청 빨라졌습니다. 평소 분당 140회 정도였는데, 200회까지 올라갔어요. 가슴에 손을 대보면 심장이 터질 것처럼 빠르게 뛰는 게 느껴졌습니다. 털도 윤기가 없어지고 거칠어졌고, 구토와 설사도 자주 했습니다. 밤에는 과잉 행동으로 잠을 못 자서 저도 같이 불면증에 시달렸어요.
고양이 갑상선 항진증 체크리스트: 식욕 증가하지만 체중 감소, 과잉 행동, 빠른 심박수, 구토/설사, 털 상태 악화, 공격성 증가. 7살 이상 고양이에서 흔하게 발생합니다.
반대로 강아지 갑상선 저하증은 모든 게 느려집니다. 친구네 골든은 하루 종일 자기만 하고, 산책도 귀찮아했대요. 식욕은 별로 없는데 체중은 계속 늘어서 1년 만에 5킬로그램이나 쪘다고 합니다. 추위를 많이 타서 여름에도 떨고, 털도 빠지고 피부도 건조해졌다더군요.
저하증의 또 다른 특징은 무기력함입니다. 놀이에 관심이 없고, 부르면 천천히 일어나고, 계단도 힘들어합니다. 심박수는 정상보다 느려지고, 체온도 낮아져요. 얼굴 표정도 무표정해지는데, 이걸 비극적 얼굴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진단은 혈액검사로 합니다. T4라는 갑상선 호르몬 수치를 재는데, 고양이는 이게 높으면 항진증, 강아지는 낮으면 저하증입니다. 까미는 T4가 정상 범위의 3배 이상 높았어요. 추가로 유리 T4 검사도 했는데, 이게 더 정확한 진단을 도와준다고 합니다.
원인도 다릅니다. 고양이 항진증은 대부분 갑상선 종양 때문인데, 다행히 90퍼센트 이상이 양성입니다. 강아지 저하증은 자가면역 질환으로 갑상선이 파괴되는 경우가 많아요. 품종별로도 차이가 있는데, 골든 리트리버, 도베르만, 코카스파니엘이 저하증에 잘 걸린다고 합니다.
호르몬 약, 평생의 동반자가 됩니다
까미는 메티마졸이라는 약을 하루 두 번 먹고 있습니다. 이 약은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요. 처음에는 알약이었는데, 까미가 약 먹이는 걸 너무 싫어해서 지금은 연고 형태로 바꿨습니다. 귀 안쪽에 바르는 건데, 피부로 흡수되어 효과는 똑같습니다.
알약 먹일 때는 정말 전쟁이었어요. 사료에 숨겨도 약만 쏙 빼놓고, 간식에 섞어도 냄새 맡고 거부했습니다. 필러라는 약 먹이는 도구도 써봤는데, 까미가 너무 스트레스받아서 포기했어요. 연고로 바꾸고 나서는 하루에 두 번 귀에 살짝 발라주기만 하면 되니 서로 스트레스가 확 줄었습니다.
약 먹이기 팁: 알약은 사료 알갱이 크기로 자르거나 가루로 만들어 습식 사료에 섞으면 먹일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도 안 되면 수의사에게 다른 제형이 있는지 물어보세요.
약을 시작하고 2주 후 첫 재검사를 했습니다. T4 수치가 절반으로 떨어졌더라고요. 하지만 아직 정상 범위는 아니어서 약 용량을 조금 늘렸습니다. 4주 후 다시 검사했을 때 드디어 정상 범위에 들어왔고, 까미의 증상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식욕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체중도 다시 늘기 시작했어요. 밤에 날뛰는 행동도 사라지고, 예전처럼 조용하고 온순한 성격으로 돌아왔습니다. 심박수도 정상 범위로 떨어졌고, 털도 윤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약 하나로 이렇게 극적인 변화가 생기다니 신기했습니다.
강아지 저하증 치료는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겁니다. 레보티록신이라는 약을 하루 한두 번 먹이는데, 까미 약과 달리 평생 먹어야 합니다. 친구네 골든도 매일 아침 약을 먹는다고 하더군요. 다행히 알약을 간식처럼 잘 먹어서 약 먹이기는 어렵지 않대요.
약 복용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까미는 아침 8시와 저녁 8시에 약을 바르는데, 휴대폰 알람을 맞춰두고 있어요. 하루라도 빠뜨리면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거든요. 여행 갈 때도 약은 꼭 챙겨가고, 펫시터한테도 약 주는 시간과 방법을 자세히 알려줍니다.
약물 부작용 주의: 메티마졸은 구토, 식욕 부진, 간 수치 상승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초기 2개월은 2주마다 혈액검사로 부작용을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까미는 약 시작 4주 차에 구토를 하기 시작했어요. 혈액검사를 했더니 간 수치가 약간 올라가 있더라고요. 수의사 선생님이 메티마졸의 부작용일 수 있다며 용량을 조금 줄였습니다. 일주일 후 구토가 멈추고 간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이렇게 약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으니 정기 검진이 정말 중요합니다.
정기 검진, 언제 어떻게 받아야 할까요
갑상선 질환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입니다. 완치되는 게 아니라 약으로 조절하는 거라서,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수예요. 까미는 지금 3개월마다 검진을 받고 있는데, 처음 6개월은 훨씬 자주 병원에 갔었습니다.
치료 시작 후 2주, 4주, 8주, 12주에 검진을 받았습니다. 매번 혈액검사로 T4 수치를 확인하고, 간 수치와 신장 수치도 같이 봤어요. 갑상선 항진증은 심장과 신장에도 영향을 주거든요. 초음파로 심장 크기도 체크했는데, 다행히 까미는 심장은 정상이었습니다.
약 용량이 안정되고 나서는 3개월마다 검진으로 바뀌었습니다. 검사 항목은 T4, 간 수치, 신장 수치, 혈압, 체중 체크입니다. 혈압이 높으면 심장이나 신장 합병증을 의심할 수 있어서 꼭 재야 한다고 합니다. 까미는 혈압이 정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어요.
검진 비용 절감 팁: 동물병원마다 검진 패키지가 있습니다. 갑상선 질환 관리 패키지를 이용하면 개별로 검사하는 것보다 30퍼센트 정도 저렴합니다. 우리 병원은 3개월 검진 패키지가 12만원입니다.
집에서도 증상을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수첩에 까미의 일일 상태를 기록해요. 식사량, 체중, 활동 수준, 구토나 설사 여부, 특이사항 등을 적습니다. 체중은 일주일에 한 번 같은 시간에 재서 기록하는데, 갑자기 늘거나 줄면 약 용량 조절이 필요할 수 있거든요.
심박수도 일주일에 한 번 재봅니다. 까미가 조용히 자고 있을 때 가슴에 손을 대고 1분간 심장 박동 수를 셉니다. 정상 범위는 분당 120~180회인데, 200회 이상이거나 100회 이하면 병원에 연락합니다. 심박수가 빨라지면 약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행동 변화도 중요한 지표입니다. 까미가 갑자기 밤에 또 날뛰기 시작하거나, 공격성이 보이거나, 식욕이 폭발하면 갑상선 호르몬이 다시 올라간 거예요. 반대로 너무 무기력하거나 식욕이 뚝 떨어지면 약이 과다한 상태입니다. 이런 변화가 보이면 예정된 검진일을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검진 주기를 줄이는 게 좋습니다. 까미는 올해 15살이 되는데, 수의사 선생님이 이제부터는 2개월마다 검진받자고 하셨어요. 노령 고양이는 신장 질환이나 다른 질병이 생길 확률이 높아서 더 자주 체크해야 한다고 합니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라는 옵션도 있습니다. 이건 일회성 치료로 갑상선 종양을 파괴하는 방법인데, 성공률이 95퍼센트 이상이라고 해요. 단점은 비용이 비싸고 격리 기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까미 같은 경우 나이도 많고 약물 치료로 잘 조절되고 있어서 굳이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갑상선 질환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핵심입니다. 까미는 진단 후 2년이 지났지만 약만 잘 먹으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처음엔 평생 약을 먹여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지만,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양치질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습니다. 7살 이상 고양이나 중년 이상 강아지는 1년에 한 번 갑상선 검사를 꼭 받으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