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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암 진단 후 치료와 선택

by mindstree 2026. 1. 10.

우리 집 래브라도 초코가 12살 때 복부에 혹이 만져졌습니다. 처음엔 지방종이려니 했는데, 크기가 점점 커져서 조직 검사를 했더니 비만세포종이라는 암 진단이 나왔습니다. 수의사 선생님 앞에서 검사 결과를 들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수술을 할까, 항암을 할까, 아니면 편하게 지내다 보낼까. 며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고민했습니다. 종양 전문 수의사, 다른 병원 세컨드 오피니언까지 받아보고, 결국 수술과 항암을 병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지금, 초코는 여전히 제 곁에 있습니다. 오늘은 암 진단 후 마주하게 되는 선택지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수술, 항암, 완화치료 무엇을 선택할까

초코의 비만세포종은 2등급이었습니다. 1등급은 예후가 좋고, 3등급은 매우 공격적인데, 2등급은 그 중간이라 더 고민이 됐어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면 완치 가능성이 있지만, 재발할 수도 있다는 거였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은 세 가지 옵션을 제시하셨어요.

첫 번째는 수술만 하는 것. 종양 주변 조직까지 넓게 절제하면 깨끗하게 제거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초코의 경우 복부 종양이라 수술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전신 마취 위험이 있었어요. 12살이면 노령견이라 마취 사고 확률이 젊은 개보다 높거든요. 수술 비용은 200만원 정도였습니다.

두 번째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추가하는 것. 재발 확률을 줄일 수 있지만, 항암제 부작용이 걱정됐습니다. 구토, 설사, 식욕 부진, 탈모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어요. 항암은 3주마다 6차례 진행하는데, 한 번에 30~50만원씩 총 200~300만원이 추가로 필요했습니다.

암 치료 비용은 종류와 병원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수술은 100~500만원, 항암은 회차당 20~100만원, 방사선은 전체 과정에 300~1000만원까지 듭니다. 치료 시작 전 총 비용을 명확히 확인하세요.

세 번째는 완화치료. 적극적인 치료 없이 증상 완화에만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통증 관리, 식욕 개선, 삶의 질 유지가 목표예요. 비용은 가장 적게 들지만, 종양은 계속 자라고 결국 안락사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종양 전문 수의사에게 세컨드 오피니언을 받으러 갔습니다. CT 촬영으로 전이 여부를 확인했는데, 다행히 다른 장기로는 퍼지지 않았더라고요. 전문의는 2등급 비만세포종이면 수술과 항암 병행 시 70퍼센트 이상 완치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적극적 치료를 선택했어요.

림프종 진단받은 친구네 고양이는 항암만 진행했습니다. 수술이 불가능한 위치였거든요. 6개월 항암 후 완전 관해에 들어갔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발 없이 잘 지낸다고 합니다. 반면 다른 지인분 강아지는 골육종이라 다리 절단 수술을 했지만, 폐 전이가 있어서 결국 6개월 만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하더군요.

암 종류에 따라 치료 효과가 천차만별입니다. 림프종, 비만세포종은 항암 반응이 좋은 편이고, 악성 흑색종, 골육종은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유선종양은 조기 발견하면 수술만으로 완치 가능하지만, 늦게 발견하면 전이가 빠릅니다. 암 종류, 진행 단계, 반려동물 나이와 체력을 모두 고려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생존 기간이 중요할까, 삶의 질이 중요할까

수술 날짜를 잡고 나서도 매일 밤 고민했습니다. 과연 이게 초코를 위한 선택일까, 아니면 제가 포기하기 싫어서 하는 이기적인 선택일까. 초코가 수술대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항암 부작용으로 고생하면 어쩌나. 온갖 최악의 시나리오가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수의사 선생님과 긴 상담을 했습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물으셨어요. 초코가 6개월 건강하게 살다 가는 것과 1년 반 동안 치료받으며 사는 것 중 무엇을 선택하겠냐고. 저는 망설임 없이 6개월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 말씀이 초코 케이스는 치료해도 삶의 질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항암 부작용이 사람만큼 심하지 않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반려동물 항암은 완치보다 삶의 질 유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사람보다 용량을 낮게 사용한다고 해요. 실제로 초코는 항암 6차례 동안 구토를 두 번 했고, 식욕이 떨어진 적은 한 번뿐이었습니다.

삶의 질 체크리스트: 밥을 맛있게 먹나요? 산책을 즐기나요? 좋아하는 놀이에 관심을 보이나요? 꼬리를 흔드나요? 이 네 가지에 모두 예라면 치료가 삶의 질을 해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수술 후 회복 기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2주간 엘리자베스 칼라를 하고 지내야 했는데, 초코가 정말 우울해했어요. 밥도 잘 안 먹고, 축 늘어져 있었습니다. 하루는 제 눈을 보며 칼라 좀 빼달라는 듯 슬픈 눈빛을 보내는데, 너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어요.

하지만 실밥을 뽑고 칼라를 벗긴 날, 초코는 다시 예전처럼 활발해졌습니다. 산책 가자고 졸라대고, 공 던져달라고 가져오고, 밥도 잘 먹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확신했습니다. 치료가 옳은 선택이었다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견뎌낼 만했고, 그 후 돌아온 일상이 너무 소중했습니다.

반면 어떤 경우는 완화치료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전이가 광범위하거나, 반려동물이 너무 고령이거나, 심장이나 신장에 다른 질환이 있으면 치료 자체가 위험할 수 있어요. 18살 고양이가 암 진단받은 지인분은 완화치료를 선택하셨는데, 통증 관리만 하면서 3개월을 편안하게 보내고 떠났다고 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의 상황, 경제적 여건, 반려동물의 상태가 모두 다르니까요. 중요한 건 후회 없는 선택을 하는 겁니다. 적극적 치료를 선택하든, 완화치료를 선택하든, 그 순간 최선이라고 생각한 결정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보호자의 마음,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암 진단 후 가장 힘든 건 불확실성이었습니다. 치료가 효과 있을까, 재발하면 어쩌나, 언제까지 함께할 수 있을까.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게 너무 무서웠어요. 밤마다 초코를 보며 울고, 출근할 때도 뒤돌아보고 또 뒤돌아봤습니다.

심리 상담을 받았습니다. 반려동물 전문 심리 상담사가 있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상담사 선생님은 불안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슬프면 울고, 화나면 화내고, 두려우면 두렵다고 인정하는 게 오히려 마음 건강에 좋다고요. 감정을 억누르지 말라는 조언이 큰 위로가 됐습니다.

보호자 지원 그룹에 참여해보세요. 온라인 커뮤니티나 오프라인 모임에서 같은 경험을 하는 분들과 이야기 나누면 큰 힘이 됩니다. 저도 암 투병 반려동물 카페에서 많은 위로와 정보를 얻었습니다.

하루하루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1년 후, 5년 후를 걱정하지 말고, 오늘 초코가 밥을 잘 먹었는지, 산책을 즐거워했는지에 집중했어요. 매일 사진을 찍고, 영상을 남겼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보냈습니다.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초코의 상태, 제 감정, 그날 있었던 일들을 기록했어요. 힘든 날은 힘들다고, 좋은 날은 좋다고 솔직하게 썼습니다. 나중에 읽어보니 치료 과정이 한눈에 보이고, 우리가 얼마나 많은 걸 함께 이겨냈는지 알 수 있었어요.

가족과 솔직하게 대화했습니다. 초코가 악화되면 어떻게 할 건지, 안락사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은 어떤 때인지 미리 이야기 나눴어요. 힘든 대화였지만, 막상 그 순간이 왔을 때 혼란스럽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제적 준비도 했습니다. 치료 비용이 총 500만원 정도 들었는데, 비상금으로 준비해둔 돈과 가족들 지원으로 감당했어요. 중간에 재발하면 추가 비용이 들 수 있으니, 여유 자금도 따로 마련해뒀습니다. 반려동물 보험은 이미 암 진단 후라 가입이 안 됐지만, 미리 들어뒀다면 부담이 줄었을 거예요.

직장에도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항암 치료 날은 반차를 내야 했고, 초코 컨디션이 안 좋으면 재택근무가 필요할 수도 있었거든요. 상사분이 이해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반려동물도 가족이라는 인식이 많이 퍼진 덕분인 것 같아요.

초코의 항암이 끝나고 6개월이 지났습니다. 3개월마다 검진받는데, 아직까지 재발 징후는 없어요. 수의사 선생님이 2년 재발 없으면 완치로 본다고 하셨으니, 앞으로 1년 반만 더 버텨주면 됩니다. 물론 재발할 수도 있고, 다른 암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더 이상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암 진단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었습니다. 초코와 더 깊은 유대감이 생겼고,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배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도 혹시 같은 상황이라면,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혼자가 아닙니다. 수의학은 계속 발전하고 있고, 많은 반려동물이 암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결정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