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처음 입양할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셨나요? 저는 4년 전 첫 강아지를 데려올 때 인터넷에서 본 대로 이것저것 다 샀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어요. 절반은 쓰지도 않고 방치됐고, 정작 필요한 건 없어서 급하게 다시 사러 가야 했습니다. 돈도 시간도 낭비한 거죠. 3년 후 고양이를 입양할 때는 경험이 있어서 똑똑하게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입양 전 꼭 필요한 용품과 나중에 사도 되는 것들을 구분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현실적인 예산 가이드도 함께 드릴게요.
첫 구매 리스트, 필수 vs 나중에 살 것

입양 당일까지 반드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이건 미루면 안 돼요. 반려동물이 집에 오자마자 필요한 것들이거든요. 저는 첫날 밤 배변패드가 떨어져서 새벽에 편의점을 뛰어다닌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의 교훈으로 확실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었어요.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식기입니다. 밥그릇과 물그릇은 입양 당일부터 써야 해요. 스테인리스 재질을 추천합니다. 플라스틱은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특히 고양이는 플라스틱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어요. 저는 처음에 귀여운 플라스틱 그릇을 샀다가 고양이 턱에 여드름이 나서 다시 샀습니다. 스테인리스는 5천원에서 1만원 정도로 저렴하고 오래 써요. 물그릇은 넉넉한 크기로 준비하세요. 고양이는 특히 물을 많이 마셔야 하거든요.
사료는 당연히 필수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대용량을 사지 마세요. 분양처나 보호소에서 먹던 사료 종류를 확인하고, 그 사료를 소량만 구매하세요. 갑자기 사료를 바꾸면 설사할 수 있어요. 저는 5킬로그램짜리를 샀다가 강아지가 안 먹어서 버린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1킬로그램 정도만 사고, 적응 후에 천천히 바꿔가세요. 사료 전환은 일주일에서 10일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강아지라면 배변패드와 배변판이 필요합니다. 배변패드는 한 팩 정도면 충분해요. 배변판은 2만원에서 3만원 정도인데, 없으면 패드가 자꾸 밀려서 불편합니다. 고양이는 화장실과 모래가 필수예요. 화장실은 오픈형보다 후드형을 추천합니다. 냄새 차단도 되고 모래 날림도 적어요. 가격은 2만원에서 5만원 정도예요. 모래는 응고형을 추천하는데, 처음에는 분양처에서 쓰던 종류와 같은 걸 사세요. 고양이가 화장실 모래가 바뀌면 사용을 거부할 수 있거든요.
이동 가방도 당일 필요합니다. 동물병원 가거나 외출할 때 필수예요. 처음에는 저렴한 제품으로 시작해도 괜찮아요. 2만원에서 3만원대 제품이면 충분합니다. 나중에 필요하면 더 좋은 걸 사면 돼요. 저는 첫 이동 가방을 3년 넘게 썼습니다. 튼튼한 재질에 환기구가 있는 제품을 고르세요. 너무 큰 건 오히려 불안해하니 동물 크기에 맞는 걸 선택하세요.
반면 나중에 사도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장난감은 입양 당일 필요하지 않아요. 적응 기간에는 놀이보다 휴식이 우선이거든요. 저는 장난감을 10개 넘게 샀는데 한 달 동안 하나도 안 썼습니다. 일주일 후에 하나씩 소개해도 늦지 않아요. 옷도 마찬가지입니다. 추운 겨울이 아니라면 당장 필요 없어요. 강아지 미용 용품도 나중에 천천히 사면 됩니다. 샴푸, 빗, 발톱깎이 같은 건 한 달 후에 사도 충분해요.
예산별 쇼핑 가이드, 10만원, 30만원, 50만원
예산에 따라 준비할 수 있는 수준이 다릅니다. 저는 처음에 무리해서 비싼 제품을 샀다가 후회했어요. 반려동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초기 비용은 합리적으로 조절하는 게 좋습니다. 세 가지 예산안을 준비했으니 참고하세요.
10만원 예산으로 시작하는 최소 구성입니다. 식기 세트 1만원, 사료 1킬로그램 1만 5천원, 이동 가방 2만원이면 기본은 갖춰집니다. 강아지는 배변패드 1만원과 배변판 2만원을 더하면 7만 5천원이고, 고양이는 화장실 2만원과 모래 1만 5천원이면 8만원입니다. 여기에 간식 5천원, 장난감 1개 5천원 정도 더하면 10만원 안팎이에요. 이 정도면 첫 한 달은 무리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저는 두 번째 고양이를 입양할 때 이미 용품이 있어서 추가로 5만원밖에 안 썼어요.
30만원 예산이면 조금 더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식기는 자동 급식기나 분수형 급수기를 고려해볼 만해요. 분수형 급수기는 3만원에서 5만원인데, 물을 자주 갈아주지 않아도 되고 고양이가 물을 더 많이 마시게 됩니다. 저는 이걸 사고 나서 고양이 물 섭취량이 두 배로 늘었어요. 사료도 3킬로그램 정도 사서 여유 있게 준비하세요. 하우스나 캣타워도 이 예산이면 가능합니다. 강아지 하우스는 5만원에서 8만원, 캣타워는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예요. 장난감도 여러 개 사서 반응을 보면서 선택할 수 있어요.
50만원 예산이면 프리미엄 용품까지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자동 급식기는 스마트폰으로 제어 가능한 제품이 10만원에서 15만원이에요. 외출이 잦다면 투자할 가치가 있습니다. CCTV도 설치하면 외출 중에 반려동물을 확인할 수 있어요. 5만원에서 10만원대 제품이 많습니다. 저는 CCTV를 설치하고 나서 출근할 때 불안감이 많이 줄었어요. 점심시간에 확인하면 잘 자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고양이라면 대형 캣타워나 자동 화장실도 가능합니다. 자동 화장실은 30만원 이상이지만 청소가 정말 편해요.
하지만 비싼 게 항상 좋은 건 아닙니다. 저는 15만원짜리 고급 침대를 샀는데 강아지는 바닥에서 자는 걸 더 좋아했어요. 결국 그 침대는 장식품이 됐습니다. 반려동물 성향을 파악한 후에 투자하는 게 현명해요. 처음에는 저렴한 제품으로 시작하고,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업그레이드하세요. 충동구매는 돈 낭비일 뿐입니다.
불필요한 제품 TOP 5, 돈 아끼는 현실 조언
반려동물 용품 시장은 정말 다양합니다. 마케팅도 잘되어 있어서 이것저것 사고 싶어지죠. 하지만 대부분은 쓸모없는 제품들입니다. 저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50만원 이상을 낭비했어요. 여러분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는 옷입니다. 강아지 옷은 정말 귀엽죠. 저도 10벌 넘게 샀어요. 하지만 실제로 입힌 건 겨울 패딩 한 벌뿐이었습니다. 강아지는 옷 입는 걸 싫어해요. 입히면 어색해하고, 벗으려고 합니다. 털이 있는 동물에게 옷은 필요 없어요. 추운 겨울에 산책할 때 단모종이라면 얇은 옷 하나 정도면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사진 찍을 때나 쓸까 말까 해요. 한 벌에 2만원에서 5만원인데 정말 아까웠습니다.
두 번째는 신발입니다. 강아지 신발도 귀엽지만 실용성은 제로예요. 신기면 걷지를 못합니다. 다리를 들고 깡충깡충 뛰거나 아예 멈춰버려요. 저는 비 오는 날 신기려고 샀는데 한 번 신기고 포기했습니다. 산책 후 발만 잘 닦아주면 돼요. 물티슈나 발 세척 컵이 훨씬 실용적입니다. 신발은 한 켤레에 2만원 정도인데 정말 낭비예요.
세 번째는 과한 장난감입니다. 장난감은 필요하지만 너무 많이 살 필요는 없어요. 저는 처음에 20개 넘게 샀는데 정작 좋아하는 건 3개뿐이었습니다. 나머지는 한두 번 보더니 무시하더라고요. 특히 비싼 전자 장난감은 신중하게 사세요. 5만원짜리 자동 장난감을 샀는데 일주일 만에 질려했습니다. 저렴한 공이나 낚시대 장난감으로 시작해서 반응을 보고 추가하는 게 좋아요. 고양이는 골판지 상자나 종이 뭉치도 좋아하거든요. 돈 안 들이고도 충분히 놀 수 있어요.
네 번째는 향수나 방향제입니다. 반려동물용 향수가 있더라고요. 냄새 제거용이라고 하는데 절대 사지 마세요. 동물은 후각이 예민해서 인공 향을 싫어합니다. 스트레스받고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어요. 냄새가 난다면 목욕을 시키거나 환기를 하세요. 방향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한테는 좋은 향이지만 동물에게는 고문이에요. 저는 이걸 몰라서 방향제를 놨다가 고양이가 재채기를 계속해서 버렸습니다.
다섯 번째는 쓸모없는 가구입니다. 반려동물 전용 소파나 테이블 같은 거요. 정말 귀엽고 인테리어 효과도 있지만 실제로는 안 써요. 동물들은 사람이 쓰는 소파를 더 좋아합니다. 전용 소파를 사놔도 결국 사람 침대나 소파에 올라와요. 저는 10만원짜리 강아지 소파를 샀는데 빨래 건조대로 쓰고 있습니다. 정말 아깝죠. 그 돈으로 양질의 사료를 사는 게 훨씬 나아요.
결론
반려동물 용품은 필수품 위주로 현명하게 구매하는 게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이것저것 다 사려고 하면 돈만 낭비하고 정작 필요한 건 모자랄 수 있어요. 식기, 사료, 화장실 용품, 이동 가방 같은 기본만 갖추고 시작하세요. 나머지는 함께 생활하면서 필요성을 느낄 때 하나씩 추가하면 됩니다. 예산이 넉넉하다고 해서 비싼 제품을 무조건 살 필요도 없어요. 반려동물 성향을 파악하고 정말 필요한 것에 투자하는 게 현명합니다. 입양 첫해는 의료비와 사료비가 많이 드니까 초기 용품 구매는 합리적으로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