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의 기준은 용도가 아니라 사용 빈도
서랍 정리를 어렵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을 어떤 기준으로 나누어야 할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물건의 종류나 기능에 따라 분류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사용 빈도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같은 ‘문구류’라도 자주 사용하는 볼펜과 가끔 사용하는 스테이플러는 서로 다른 서랍에 위치해야 빠르고 편한 사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정리의 핵심은 물건의 본질보다는 나의 생활 패턴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는 서랍 안에 어떤 물건들이 들어있는지 전부 꺼내서 나열해야 한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봐야 실제로 얼마나 자주 쓰는지를 인식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최근 2주 안에 사용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최근에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앞으로도 자주 사용할 가능성이 낮다. 이런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한 뒤, 자주 사용하는 물건, 가끔 사용하는 물건,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물건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눈다. 분류가 끝나면 공간 배치를 고려한다.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가장 손이 쉽게 닿는 위쪽 서랍이나 서랍의 전면에 둔다. 반면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서랍 깊숙이 혹은 하단에 보관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주 사용하는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이 섞이지 않도록 철저히 구획을 나누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랍 안에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작은 박스, 파우치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특히 파우치 정리는 물건의 이동성을 높여 정리한 상태를 유지하기 쉽다. 분류 기준이 명확해지면 이후의 정리는 반복적인 정리보다는 상태 점검이 된다. 새로운 물건이 생겼을 때 이 물건이 어느 카테고리에 속하는지를 판단해 이미 분류된 시스템에 추가하거나, 기존 시스템을 조정해 수용하면 된다. 또한 분류 기준은 생활의 변화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사용 빈도를 재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계절별 소품, 직장 변화에 따른 사무용품 등이 그 예다. 이처럼 분류를 단순히 물건의 종류가 아닌 실사용 패턴을 중심으로 설정하면 서랍의 상태는 단지 깔끔해지는 것을 넘어서, 나의 생활 동선을 보다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수단이 된다.
서랍 내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배열 공식
서랍 정리의 핵심은 단순히 물건을 나누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분류된 물건을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실제 사용 편의성과 정리 유지력이 달라진다. 특히 서랍은 사방이 막힌 폐쇄형 공간이기 때문에 수직적 여유공간을 잘 활용하지 않으면 수납 용량이 빠르게 한계에 도달한다. 따라서 배열할 때는 ‘겹치는 구조’를 피하고 ‘열리는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로 유용한 방식은 서랍의 폭과 깊이를 기준으로 박스 또는 트레이를 맞춤처럼 배치하는 것이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정리함 제품 중에는 서랍 전용으로 제작된 얇고 긴 트레이, 정사각형 수납함, 계단형 오거나이저 등이 있으며, 이들을 활용해 각각의 물건을 겹치지 않게 배열하면 꺼낼 때마다 전체를 들추지 않아도 된다. 두 번째는 물건의 크기와 쓰임에 따라 높이를 구분하는 방식이다. 같은 서랍 안에서도 얕은 구획에는 클립이나 USB, 열쇠 등 작고 자주 쓰는 물건을 넣고, 깊은 구획에는 메모지, 충전기, 작은 공구처럼 부피가 있는 물건을 넣는다. 이때 수직 수납을 활용하면 훨씬 많은 물건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양말이나 속옷처럼 부피는 작지만 넓게 퍼지는 물건은 돌돌 말아 세워 두면 공간을 절반 이상 절약할 수 있다. 세 번째 전략은 색상이나 소재를 기준으로 시각적 통일성을 높이는 것이다. 분류와 배열을 아무리 잘 해도 서랍을 열었을 때 혼잡해 보이면 다시 어지럽힐 가능성이 커진다. 이럴 때는 수납 도구의 색상을 통일하거나 물건의 방향을 일정하게 맞추는 방식으로 시각적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이는 정리된 상태를 직관적으로 유지하게 하는 심리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또한, 박스나 수납함에 라벨을 붙이는 것도 배열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서랍 내부의 물건을 기억하고 매번 다시 꺼내볼 필요 없이, 라벨만으로도 빠르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가족이나 룸메이트와 물건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처럼 서랍의 공간은 정리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열의 방식과 도구 선택에 따라 같은 공간을 전혀 다르게 만들 수 있다. 물건을 줄이지 않고도 정리 상태를 개선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정리 상태를 유지하는 주간 루틴 설정법
서랍 정리는 한 번으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 유지가 중요한 실천 과제다. 아무리 분류와 배열을 잘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물건이 섞이고 엉망이 되기 쉽다. 특히 바쁜 일상 속에서는 무언가를 급히 찾거나 새로운 물건을 수납하다 보면 기존 체계가 쉽게 무너진다. 이를 방지하려면 주간 루틴을 통해 정리 상태를 점검하고 미세 조정을 반복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첫째 주간 루틴의 기본은 ‘주 1회 열어보기’다. 매주 정해진 요일, 예컨대 일요일 저녁에 10분간 서랍을 열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때 반드시 물건을 모두 꺼낼 필요는 없다. 눈으로 보면서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 자주 사용하는 위치에 있는지, 물건이 이탈되어 다른 구획에 들어갔는지만 간단히 점검한다. 이 과정은 짧지만 효과가 크다. 정리 상태의 흐트러짐을 초기에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루틴은 ‘새 물건은 하루 보류’ 전략이다. 새로운 물건이 생겼을 때는 무조건 바로 서랍에 넣지 않는다. 하루 동안 그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둘지 생각해보고, 실제 사용 빈도와 연결해 분류 체계에 추가하거나 기존의 분류를 수정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과정은 서랍 내 공간이 포화되는 것을 예방하고, 불필요한 물건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 셋째 루틴은 ‘월 1회 리셋’이다. 한 달에 한 번은 서랍 전체를 꺼내보며 새로운 기준에 따라 정리를 다시 해본다. 이때 사용하지 않은 물건은 과감히 버리거나 보관 장소를 서랍 밖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시즌이 바뀌거나 업무, 생활 패턴이 달라진 경우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기준을 수정해야 한다. 또한 디지털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면 정리 습관을 더 쉽게 이어갈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랍마다 포함된 물건의 항목을 스마트폰 메모앱에 기록해두고, 루틴마다 체크하면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도 정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서 정리라는 행위를 생활의 일부로 만들며, 나중에는 자동화된 행동 패턴이 된다. 서랍 정리는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라 장기 루틴을 요하는 습관이 되어야 한다. 물건이 바뀌고 삶이 변화하듯, 정리 체계도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정해진 틀에 맞추기보다는 나의 생활에 맞는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