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스코티시폴드 키누는 하루에 세 번 옷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처음엔 어디 아픈가 걱정돼서 수의사한테 물었어요. 건강은 이상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냥 혼자 있고 싶은 거래요. 고양이는 하루 16시간 자고, 나머지 시간도 혼자 보내는 걸 좋아한다고 합니다. 저는 키누가 외로울까 봐 계속 찾아가서 쓰다듬었어요. 그랬더니 키누가 저를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과잉 집착을 한 거였죠. 고양이 행동학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달았어요. 키누에게 개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지금은 키누가 숨으면 그냥 둡니다. 3년간 키누와 적정 거리를 지키면서 배운 존중의 기술을 오늘 공유합니다.
혼자 있고 싶은 신호, 놓치지 마세요
키누가 혼자 있고 싶을 때 보내는 신호가 있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관찰하니 패턴이 보였어요. 꼬리를 빠르게 휘두르고, 귀를 뒤로 젖히고, 저를 피해 다른 방으로 갑니다.
제일 명확한 건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겁니다. 키누가 캣타워 꼭대기로 가면 100퍼센트 혼자 있고 싶다는 뜻이에요. 예전엔 올라가서 쓰다듬으려 했는데, 키누가 할퀴고 도망갔습니다. 지금은 절대 안 건드립니다.
혼자 있고 싶은 신호: 높은 곳으로 피신, 좁은 공간에 숨기(옷장, 상자), 그루밍 집중, 등 돌리고 앉기, 꼬리 빠르게 흔들기, 쳐다보지 않기. 키누는 이 중 세 가지 이상 하면 완전히 혼자 두고 싶은 상태입니다.
그루밍에 집중할 때도 방해하면 안 됩니다. 키누가 발 핥고 있을 때 쓰다듬으면 화내요. 그루밍은 고양이한테 중요한 자기 관리 시간이거든요. 저는 키누 그루밍 시간에는 존재감을 지웁니다.
등을 돌리고 앉아 있으면 대화 거절입니다. 제가 키누 이름 불러도 돌아보지 않아요. 무시하는 게 아니라 지금은 혼자 있고 싶다는 표현이죠. 억지로 안으면 도망갑니다.
시간대도 패턴이 있습니다. 키누는 오전 10시, 오후 3시, 저녁 8시에 주로 숨어요. 제가 출근 준비하거나 요리할 때도 피합니다. 시끄럽거나 바쁠 때 조용히 있고 싶은 거예요.
기분 좋을 때 신호도 압니다. 키누가 제 무릎에 올라오거나, 배를 보이거나, 가르랑거리면 상호작용 원하는 겁니다. 이럴 때만 놀아줘요. 키누가 원할 때만 스킨십합니다.
적정 거리 두기, 균형이 중요합니다
저는 키누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집착했었습니다. 키누 어디 가든 따라다니고, 자는 모습도 계속 쳐다보고, 30분마다 쓰다듬었어요. 그랬더니 키누가 저를 보면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이 행동 전문가와 상담했습니다. 제가 키누 개인 공간을 침해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고양이는 독립적인 동물이라 과도한 관심이 스트레스래요. 적정 거리를 배워야 했습니다.
적정 거리 유지법: 키누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기, 하루 스킨십 3회 이하, 한 번에 5분 이상 안 만지기, 숨으면 절대 안 찾기, 키누 시간표 존중하기. 이 규칙 지키니 키누가 오히려 더 자주 다가옵니다.
먼저 다가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키누가 올 때까지 기다려요. 처음엔 참기 힘들었는데, 일주일 후 키누가 먼저 제 무릎에 올라왔습니다. 제가 쫓아다니지 않으니 키누가 편해진 거예요.
시선도 조절합니다. 고양이를 오래 쳐다보면 위협으로 느낀대요. 키누랑 눈 마주치면 천천히 눈 깜빡여줍니다. 이게 고양이 언어로 사랑이래요. 키누도 똑같이 따라 합니다.
스킨십 시간을 제한했습니다. 키누 쓰다듬을 때 5분 타이머를 맞춰요. 5분 지나면 제가 먼저 손을 뗍니다. 키누가 더 해달라고 하면 그때 조금 더 해줘요. 키누가 지루해하기 전에 멈추는 게 핵심입니다.
놀이 시간도 키누가 정합니다. 낚시대 장난감 꺼내면 키누가 올 때만 놀아줘요. 안 오면 그냥 치웁니다. 억지로 놀리지 않아요. 하루 안 놀아도 괜찮습니다.
집착하지 않는 사랑, 진정한 존중
키누와 관계가 좋아진 건 제가 집착을 버린 후부터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놔두니까 키누가 더 가까이 왔어요. 이게 고양이와 사는 지혜더라고요.
출장 갔다 올 때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엔 집 오자마자 키누 찾아다녔어요. 그러면 키누가 숨었습니다. 지금은 짐만 풀고 소파에 앉아 있어요. 30분 후 키누가 제 무릎에 와서 앉습니다.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 자는 키누 깨우기(스트레스), 숨은 키누 꺼내기(트라우마), 억지로 안기(신뢰 파괴), 과도한 스킨십(회피 행동), 소리 지르기(공포). 한 번만 해도 며칠간 저를 안 봅니다.
키누만의 공간을 만들어줬습니다. 제 방 옷장 한 칸을 비웠어요. 부드러운 담요 깔아두고 키누 전용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절대 거기는 안 들여다봅니다. 키누 성역이에요.
창가 자리도 키누 전용입니다. 해먹을 설치했는데 키누가 정말 좋아해요. 하루에 3시간씩 거기 누워 있습니다. 제가 지나가도 쳐다보지 않아요. 자기만의 시간을 즐기는 겁니다.
밥 시간도 존중합니다. 키누가 밥 먹을 때 절대 건드리지 않아요. 예전엔 먹는 키누 쓰다듬었는데, 키누가 밥을 안 먹더라고요. 지금은 밥 주고 자리를 뜹니다. 키누 혼자 편하게 먹게 해줘요.
화장실 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키누가 화장실 갈 때 쳐다보지 않아요. 고양이는 배변할 때 무방비 상태라 예민하대요. 저는 다른 일 하면서 모른 척합니다.
손님 왔을 때도 키누 편입니다. 손님들이 키누 만지고 싶어 해도 말려요. 키누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건드리지 말라고 합니다. 키누 의사가 최우선입니다.
지금 키누와 저는 최고의 관계입니다. 키누가 하루에 서너 번 제 무릎에 와서 잡니다. 느린 눈 깜빡임도 자주 주고받아요. 가르랑거리며 배를 보일 때도 있습니다. 제가 집착을 버리니 키누가 저를 더 신뢰하게 됐어요. 고양이를 사랑하는 법은 내버려두는 겁니다. 그들이 원할 때 다가오게 기다리는 거예요. 강아지처럼 적극적으로 애정 표현하지 않아도 됩니다. 키누는 키누만의 방식으로 저를 사랑합니다. 그걸 이해하고 존중하는 게 진정한 사랑입니다. 여러분도 고양이에게 개인 시간을 주세요. 그게 가장 큰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