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강아지를 입양하면 행복이 두 배가 될 거라 기대했는데, 첫째와 둘째가 계속 싸워서 스트레스가 두 배가 된 경험 있으신가요? 다견 가정의 평화는 개들의 사회적 서열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저희 집에는 6살 진돗개 믹스 '백이'와 2살 말티즈 '복이'가 있는데, 초반 6개월은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서열 시스템을 이해하고 환경을 조정하니 지금은 정말 사이좋게 지내고 있답니다. 오늘은 다견 가정의 서열 문제와 평화로운 공존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개들의 사회적 서열 이해하기
많은 보호자들이 서열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개들에게 서열은 자연스러운 사회 구조입니다. 야생에서 무리 생활을 하던 조상의 본능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죠.
서열은 단순히 힘의 논리가 아닙니다. 나이, 체구, 성격, 먼저 온 순서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요. 백이와 복이의 경우, 백이가 먼저 집에 왔고 덩치도 크지만 성격이 온순해요. 반면 복이는 작지만 대담하고 자기주장이 강하죠. 처음엔 복이가 백이를 무시하고 자기가 우위라고 생각해서 문제가 많았어요.
개들은 서열을 정하기 위해 여러 신호를 주고받습니다. 시선 교환이 대표적인데, 먼저 눈을 피하는 쪽이 낮은 서열을 인정하는 거예요. 몸 크기를 과시하거나, 상대방 위에 턱이나 발을 올리는 행동도 서열 확인입니다. 장난감이나 침대를 차지하려는 경쟁도 서열 다툼의 일부죠.
건강한 서열 관계에서는 낮은 서열의 개가 높은 서열의 개에게 자발적으로 양보합니다. 밥을 먼저 먹게 하거나, 좋은 자리를 내주거나, 장난감을 포기하는 식이죠. 이건 억압이 아니라 질서예요. 서열이 명확하면 오히려 싸움이 줄어듭니다. 누가 우위인지 애매할 때 계속 충돌이 생기거든요.
보호자는 항상 최상위 서열이어야 합니다. 이게 흔들리면 개들이 혼란스러워하고 보호자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요. 백이와 복이 모두 저보다 먼저 밥을 먹지 못하고, 문을 나갈 때도 제가 먼저 나갑니다. 소파나 침대도 제가 허락할 때만 올라올 수 있어요. 이런 규칙이 확립되니 개들도 안정감을 느끼더라고요.
나이 든 개를 존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새로운 강아지가 왔을 때 귀엽다고 선배 개보다 더 관심을 주면 선배 개가 질투하고 공격성을 보일 수 있어요. 복이가 왔을 때 저는 의도적으로 백이를 먼저 챙겼어요. 밥도 백이부터, 산책도 백이부터, 쓰다듬는 것도 백이부터 했죠. 그러니 백이가 복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훨씬 빨랐습니다.
서열은 고정된 게 아니라 유동적입니다. 나이가 들거나 건강이 나빠지면 서열이 바뀔 수 있어요. 이럴 때 보호자가 억지로 예전 서열을 유지하려 하면 스트레스만 커집니다. 자연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되, 급격한 변화로 인한 충돌은 중재해야 해요.
싸움 예방 환경 세팅
서열을 이해했다면 이제 물리적 환경을 조정해서 충돌을 미리 차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좋은 환경 설정은 싸움의 80%를 예방할 수 있어요.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는 겁니다. 물그릇, 밥그릇, 침대, 장난감을 각자 전용으로 준비하세요. 개수로는 모자란 게 없어 보여도, 특정 물건을 두고 경쟁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희는 물그릇을 3개 놓고, 침대도 4개를 배치했어요. 선택지가 많으니 싸울 이유가 줄더라고요.
식사 공간은 반드시 분리하세요. 밥을 먹을 때는 본능적으로 자원을 지키려는 욕구가 강해져서 가장 위험한 순간이에요. 백이와 복이는 방 하나씩 따로 들어가서 밥을 먹습니다. 문을 닫고 각자 자기 속도로 먹게 하죠. 다 먹을 때까지 절대 문을 열지 않아요. 밥그릇을 치우고 5분 정도 지난 후에야 문을 엽니다.
휴식 공간도 각자 마련해주는 게 좋습니다. 개들도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어요. 백이는 거실 소파 밑을, 복이는 침실 구석을 자기 영역으로 삼았는데,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규칙이 생겼어요. 한 마리가 자기 공간에 들어가면 다른 개는 방해하지 않습니다.
장난감 관리도 전략이 필요합니다. 경쟁이 심한 인기 장난감은 보호자가 관리하고, 함께 놀 때만 꺼내주세요. 놀이가 끝나면 즉시 치웁니다. 상시 놓아두면 소유권 다툼이 생기거든요. 덜 인기 있는 장난감만 바닥에 두고, 이것도 여러 개 흩어놓아서 선택지를 늘립니다.
출입구는 특별히 주의해야 할 지점입니다. 문을 나가거나 들어올 때 좁은 공간에서 부딪히면 싸움이 날 수 있어요. 현관문, 방문, 엘리베이터 등에서는 보호자가 먼저 통과하고, 개들은 한 마리씩 차례로 나가게 하세요. 백이 먼저, 복이는 그다음 순서로 일관되게 유지합니다.
높은 곳을 차지하려는 경쟁도 있을 수 있습니다. 소파나 침대처럼 높은 곳은 서열상 우위를 나타내거든요. 만약 한 마리가 소파를 차지하고 다른 개가 올라오지 못하게 으르렁댄다면, 보호자가 중재해서 함께 사용하게 하거나 아예 둘 다 못 올라가게 해야 해요. 우리 집은 소파는 함께 쓰되, 침대는 백이 전용으로 정했습니다.
산책 루틴도 환경의 일부예요. 함께 산책할 때 한 마리가 다른 개를 계속 견제하거나 줄이 엉키면서 싸우면, 따로따로 산책시키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아침엔 백이, 저녁엔 복이 이렇게 나눠서 각자 일대일 시간을 가졌어요. 일주일에 한두 번은 함께 산책하면서 사회화도 연습하고요.
공평한 관심 배분 전략
서열을 존중하면서도 모든 개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는 균형이 중요합니다. 공평하다는 건 똑같이 대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필요에 맞게 챙기는 거예요.
선배 개 우선 원칙을 지키되, 노골적으로 차별하지는 마세요. 밥 주기, 산책 나가기, 쓰다듬기 등 일상적인 일은 선배 개부터 하지만, 새 강아지도 곧이어 같은 관심을 받는다는 걸 알게 해야 해요. 백이를 쓰다듬은 후 5초 뒤에는 복이도 쓰다듬어줍니다. 둘 다 보는 앞에서 공정하게 챙기는 거죠.
일대일 시간을 각자 확보하는 게 핵심입니다. 하루 중 일부는 한 마리만 데리고 놀아주거나 산책하세요. 백이와는 이른 아침 공원 산책을, 복이와는 저녁 실내 놀이 시간을 가져요. 이 시간만큼은 온전히 자기에게 집중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질투가 줄어듭니다.
훈련 시간도 따로 가지세요. 함께 훈련하면 한 마리는 산만해지고 다른 개를 신경 쓰느라 집중이 안 돼요. 백이는 오전에, 복이는 오후에 각자 10분씩 훈련합니다. 개별 훈련이 더 효과적이고, 각자 성취감도 느낄 수 있어요.
칭찬과 보상도 전략적으로 주세요. 한 마리를 칭찬할 때 다른 개가 질투로 끼어들려 하면, 차분히 기다리는 걸 칭찬하고 보상합니다. 백이를 칭찬하는데 복이가 짖으면 무시하고, 복이가 조용히 앉아 기다리면 그때 복이에게도 간식을 줘요. 서로 방해하지 않고 기다리는 게 이득이라는 걸 가르치는 겁니다.
신체 접촉은 동시에 하는 게 좋습니다. TV 볼 때 양옆에 한 마리씩 앉히고 동시에 쓰다듬어주세요. 한쪽만 만지면 다른 개가 끼어들려고 하거든요. 양손을 다 쓰면 둘 다 만족합니다. 저는 소파에 앉아서 양쪽 무릎에 한 마리씩 앉히고 동시에 쓰다듬는 시간을 매일 가져요.
질투 신호를 빨리 포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 마리를 안거나 쓰다듬을 때 다른 개가 끼어들거나 짖거나 물건을 물어뜯으면 질투하는 거예요. 이럴 땐 하던 걸 멈추고, 질투하는 개를 진정시킨 후 다시 시작하세요. 질투 행동이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걸 학습시켜야 합니다.
특별한 날에는 함께 좋은 경험을 만들어주세요. 새로운 산책 코스, 애견 카페 방문, 특별한 간식 같은 이벤트는 함께 즐기게 하는 거예요. 둘이 함께 있을 때 좋은 일이 생긴다는 긍정적 연결고리를 만드는 겁니다. 백이와 복이는 차 타고 바다 가는 걸 가장 좋아하는데, 그때만큼은 서로 싸우지 않고 창밖만 바라보더라고요.
간식 주기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주되, 서로 빼앗지 못하게 충분한 거리를 두세요. 한쪽 손에는 백이 간식, 다른 손에는 복이 간식을 들고 동시에 던지거나 줍니다. 한 마리가 다 먹고 다른 개 간식을 노리면 즉시 차단하고, 자기 것만 먹으면 추가 보상을 줘요.
공평함의 핵심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둘 다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게 중요해요. 백이가 복이보다 산책을 10분 더 오래 했어도, 복이는 실내 놀이를 더 많이 했다면 괜찮습니다. 각자 필요한 걸 충족받는다면 질투할 이유가 없거든요.
마치며
다견 가정의 평화는 서열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개들의 사회적 본능을 받아들이고, 환경을 적절히 조정하며, 공평하게 관심을 배분하면 충분히 조화로운 생활이 가능해요. 처음엔 힘들어도 일관된 원칙을 지키다 보면 개들이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여러분의 다견 가정은 어떤 모습인가요? 댓글로 경험을 나눠주시면 함께 이야기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