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7월, 우리 집 시츄 몽이가 열사병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오후 2시에 30분만 산책하고 들어왔는데, 집에 오자마자 쓰러지더니 경련을 일으켰어요. 체온이 41도까지 올라가 있었고, 의식도 희미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이 30분만 늦었어도 위험했다고 하셨어요. 다행히 응급 처치로 회복했지만, 그날의 공포는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이후로 여름철 관리는 제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어요. 에어컨 가동 시간부터 산책 시간 조정, 쿨매트 배치, 수분 섭취 체크까지. 5년간 쌓아온 여름나기 노하우를 오늘 모두 공개합니다.
쿨매트 vs 에어컨, 정말 효과 있을까요
열사병 사건 이후 첫 여름, 저는 쿨매트 3종류를 구매했습니다. 젤 타입, 알루미늄 타입, 대리석 타입. 각각 특징이 달라서 몽이 반응을 테스트했어요. 결론부터 말하면 젤 타입은 2시간 정도만 시원하고, 알루미늄은 처음에만 차갑고 금방 따뜻해졌습니다. 대리석이 가장 오래갔어요.
하지만 쿨매트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내 온도가 28도 이상이면 쿨매트는 보조 수단일 뿐이에요. 몽이도 더울 땐 쿨매트 위에서도 헥헥거렸습니다. 결국 에어컨이 필수라는 걸 깨달았어요. 전기세가 걱정됐지만, 몽이 생명에 비할 바 아니죠.
적정 실내 온도: 23~25도를 유지하세요. 사람은 27도가 적당하지만, 털이 있는 반려동물에게는 너무 덥습니다. 특히 단두종(시츄, 불독, 퍼그)은 호흡 문제로 더위에 취약해서 더 시원하게 해줘야 합니다.
에어컨 바람이 직접 닿지 않게 합니다. 찬바람을 직접 쐬면 감기 걸릴 수 있어요. 몽이 자는 곳은 에어컨에서 2미터 이상 떨어진 곳이고, 바람은 천장 방향으로 향하게 설정했습니다. 선풍기를 함께 틀어서 냉기를 순환시키면 전기세도 아끼고 효율도 좋아요.
제습 모드도 활용합니다. 한국 여름은 습도가 높아서 체감 온도가 더 높아요. 습도가 70퍼센트 넘으면 25도여도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제습기나 에어컨 제습 모드로 습도를 50퍼센트 이하로 유지하면 같은 온도라도 훨씬 시원합니다.
정전 대비도 필요합니다. 여름철 정전이 종종 발생하는데, 에어컨이 꺼지면 실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요. 저는 배터리 선풍기를 하나 준비해뒀고, 아이스팩도 냉동실에 항상 비치합니다. 비상시 아이스팩을 수건에 싸서 몽이 곁에 두면 응급 냉방이 됩니다.
외출 시에도 에어컨을 켜두고 나갑니다. 예전엔 전기세 아깝다고 껐는데, 한여름 낮 시간에 에어컨 없는 집은 사우나가 돼요. 몽이를 혼자 두고 나갈 때는 에어컨을 25도로 맞춰두고, CCTV로 수시로 확인합니다. 만약 에어컨이 고장 나면 즉시 집에 올 수 있게 준비하고요.
밤에도 에어컨을 켭니다. 열대야가 심한 날은 새벽까지 기온이 25도 아래로 안 떨어져요. 몽이가 밤새 헥헥거리며 잠을 못 자는 걸 보고, 밤에도 에어컨을 타이머로 켜두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2시까지 작동하게 해두면 그 이후론 서늘해져서 괜찮습니다.
시원한 간식과 여름 필수템
몽이가 더위 먹으면 식욕이 뚝 떨어집니다. 평소 잘 먹던 사료도 거들떠보지 않아요. 그럴 때는 시원한 간식으로 입맛을 돋워줍니다. 제가 가장 자주 만드는 건 과일 얼음 간식이에요. 수박이나 바나나를 작게 썰어 물과 함께 얼음틀에 얼립니다.
닭가슴살 육수 얼음도 인기가 좋아요. 닭가슴살을 삶아서 육수만 따로 받아 얼음틀에 얼리는데, 몽이가 정말 좋아합니다. 핥으면서 천천히 녹이니 수분 섭취도 되고, 간식도 되고 일석이조예요. 다만 일반 얼음은 이빨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주의할 간식: 아이스크림은 절대 안 됩니다. 유당 불내증으로 설사할 수 있고, 설탕과 지방이 너무 많아요. 사람 음료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려동물 전용 아이스크림이나 직접 만든 간식만 주세요.
습식 사료를 냉장 보관했다가 줍니다. 차갑게 식힌 습식 사료는 여름철 식욕 없을 때 효과적이에요. 냉장고에서 꺼낸 직후는 너무 차가우니 10분 정도 실온에 뒀다가 주는게 좋습니다. 몽이는 차가운 습식을 평소보다 두 배 빨리 먹어치웁니다.
물은 여러 곳에 배치합니다. 거실, 침실, 베란다 입구 총 세 곳에 물그릇을 두었어요. 더울 땐 물 섭취량이 2배 이상 늘어나니 자주 갈아줘야 합니다. 분수형 급수기를 쓰는데, 흐르는 물이라 더 시원하고 위생적이에요. 하루 한 번은 완전히 씻어서 세균 번식을 막습니다.
선풍기를 몽이 높이에 맞춥니다. 사람 기준으로 틀면 바람이 몽이 머리 위로 지나가요. 몽이 눈높이에 맞춰서 약풍으로 틀어주면 딱 좋습니다. 다만 직접 쐬는 건 좋지 않으니 벽이나 천장을 향하게 해서 간접 바람이 가도록 합니다.
냉감 목걸이도 사용합니다. 물에 적시면 시원해지는 쿨링 스카프를 목에 둘러주는데, 산책 나갈 때 유용해요. 2~3시간 정도 시원함이 유지되고, 말리면 다시 사용할 수 있어서 경제적입니다. 몽이는 처음엔 싫어했는데 더위가 심해지니 스스로 가져와요.
발바닥 쿨링 스프레이도 있습니다. 발바닥에 땀샘이 있어서 여기가 시원해지면 체온 조절에 도움이 돼요. 산책 전후로 발에 뿌려주는데, 알코올 성분 없는 제품을 선택했습니다. 민트 향이 나서 몽이가 시원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산책은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만
열사병 사건 이후 여름 산책 시간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오전 6시 전과 오후 8시 이후에만 나가요. 한여름 낮 시간 아스팔트는 60도가 넘어서 발바닥이 데일 수 있습니다. 손등으로 바닥을 5초 이상 대봤을 때 뜨거우면 산책 금지예요.
아침 산책을 더 선호합니다. 밤새 식은 공기가 남아있어서 오후 8시보다 시원해요. 몽이도 아침에 더 활발하게 움직입니다. 6시에 일어나는 게 힘들긴 하지만, 몽이 건강을 위해 습관을 바꿨어요. 덕분에 저도 아침형 인간이 됐습니다.
열사병 응급 증상: 과도한 헥헥거림, 침 많이 흘림, 비틀거림, 구토, 붉은 잇몸, 의식 저하, 경련. 이 중 하나라도 보이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119와 24시간 동물병원에 연락하세요. 물로 몸을 적시되 얼음물은 안 됩니다.
산책 시간을 줄였습니다. 평소 40분 산책하는데 여름엔 20분으로 단축해요. 짧게 자주 나가는 게 길게 한 번 나가는 것보다 낫습니다. 몽이 상태를 보면서 헥헥거림이 심해지면 바로 들어옵니다. 무리하게 끌고 가지 않아요.
물과 휴대용 선풍기를 챙깁니다. 산책 가방에 접이식 물그릇, 물병, 미니 선풍기를 항상 넣고 다녀요. 중간중간 그늘에서 쉬면서 물을 주고, 선풍기로 바람을 쐬어줍니다. 몽이가 좋아하는 벤치 위치를 몇 군데 알아두고 그곳에서 쉬어 갑니다.
풀밭보다 그늘진 길을 선택합니다. 햇볕 쨍쨍한 공원 한가운데보다 나무 그늘이 있는 산책로가 좋아요. 우리 집 근처에 가로수길이 있는데, 여름엔 그곳으로만 다닙니다. 온도가 5도 정도 차이 나는 것 같아요.
차 안에서 절대 혼자 두지 않습니다. 여름철 차 안 온도는 10분 만에 40도를 넘어갑니다. 창문을 조금 열어둬도 소용없어요. 에어컨 틀고 차 안에 둘 거면 차라리 집에 두고 가는 게 낫습니다. 몽이는 차를 탈 일이 있으면 저도 같이 타거나, 아예 집에 둡니다.
발바닥 화상도 조심합니다. 뜨거운 아스팔트를 걷다 보면 발바닥에 물집이 생길 수 있어요. 산책 후 발바닥을 확인하는데, 빨갛거나 부어있으면 화상을 의심해야 합니다. 발바닥 보호 왁스나 신발을 신기는 방법도 있지만, 가장 좋은 건 뜨거운 시간대를 피하는 거예요.
여름은 반려동물에게 정말 힘든 계절입니다. 사람은 땀으로 체온 조절을 하지만, 개와 고양이는 주로 헥헥거림으로 열을 배출해요. 효율이 떨어져서 쉽게 체온이 오릅니다. 특히 단두종, 노령견, 비만견은 더 위험해요. 여름 석 달은 정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관리합니다. 하지만 몽이가 건강하게 여름을 나는 모습을 보면 모든 수고가 보람으로 느껴져요. 여러분의 반려동물도 시원하고 안전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