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코카스파니엘 콩이가 9살 때 당뇨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물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마시고, 소변량도 엄청 늘어나서 병원에 갔더니 혈당이 450까지 올라가 있더군요. 정상 혈당이 80~120인데 거의 4배였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이 앞으로 평생 하루 두 번 인슐린 주사를 맞혀야 한다고 하셨을 때, 솔직히 막막했습니다. 주사를 한 번도 놓아본 적 없는 제가 매일 두 번씩 주사를 놓는다고요?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주사 놓는 건 양치질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처음 당뇨병 진단을 받고 막막해하실 보호자분들을 위해 제 경험을 나눠보려 합니다.
인슐린 주사,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첫 주사를 놓던 날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병원에서 수의사 선생님이 직접 시범을 보여주셨는데, 손이 너무 떨려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어요. 집에 와서 첫 주사를 앞두고 한 시간을 망설였던 기억이 납니다. 콩이가 아파하면 어쩌나, 잘못 놓으면 어쩌나 온갖 걱정이 머릿속을 맴돌았죠.
인슐린 주사는 피하주사입니다. 근육주사가 아니라 피부와 근육 사이 지방층에 놓는 거예요. 그래서 생각보다 통증이 적습니다. 목덜미나 옆구리 피부를 살짝 잡아당겨 텐트 모양을 만든 후, 그 아래 공간에 바늘을 찌르면 됩니다. 바늘도 정말 가늘어서 콩이는 주사 맞을 때 꿈쩍도 안 해요.
주사 놓는 순서를 정리해볼게요. 먼저 인슐린 병을 손바닥으로 굴려서 부드럽게 섞어줍니다. 절대 세게 흔들면 안 됩니다. 거품이 생기면 인슐린 농도가 변할 수 있거든요. 그다음 주사기에 필요한 용량만큼 공기를 채워서 인슐린 병에 주입한 후, 병을 거꾸로 들고 인슐린을 뽑아냅니다.
주사기 안에 공기방울이 있으면 살짝 튕겨서 위로 올린 후 조금 밀어내세요. 공기방울이 조금 남아있어도 크게 문제는 없지만, 정확한 용량을 위해 제거하는 게 좋습니다.
피부를 잡아당길 때는 너무 세게 잡지 마세요. 살짝 들어올리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바늘을 45도 각도로 찌른 후 피스톤을 천천히 밀어서 인슐린을 주입합니다. 다 들어가면 5초 정도 기다렸다가 바늘을 빼는데, 이건 인슐린이 새어 나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주사 부위는 매번 바꿔줘야 합니다. 같은 자리에 계속 놓으면 피부가 딱딱해지고 인슐린 흡수가 잘 안 될 수 있어요. 저는 목덜미 왼쪽, 목덜미 오른쪽, 왼쪽 옆구리, 오른쪽 옆구리 이렇게 네 군데를 돌아가며 사용합니다. 아침엔 목, 저녁엔 옆구리 이런 식으로 패턴을 만들어두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처음 2주 정도는 주사 놓기 전에 간식을 주면서 긍정적인 경험으로 만들었어요. 지금은 주사 시간만 되면 콩이가 먼저 다가와서 앉습니다. 주사 맞으면 간식 받는다는 걸 알거든요. 이렇게 루틴이 자리 잡히니 스트레스가 훨씬 줄었습니다.
인슐린 보관도 중요합니다. 개봉 전에는 냉장고에 보관하고, 개봉 후에는 실온 보관이 가능합니다. 다만 직사광선은 피해야 하고, 한 달 이상 지난 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니 버려야 합니다. 저는 냉장고 문 안쪽 칸에 보관하는데, 너무 차가우면 주사 맞을 때 불편할 수 있어서 주사 놓기 10분 전에 꺼내둡니다.
저혈당,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당뇨병 관리에서 가장 무서운 건 고혈당이 아니라 저혈당입니다. 고혈당은 서서히 악화되지만, 저혈당은 급격하게 진행되어 의식을 잃거나 발작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콩이도 한 번 저혈당을 겪었는데, 그때 정말 간담이 서늘했습니다.
그날 아침 평소처럼 인슐린을 맞히고 사료를 줬는데, 콩이가 절반도 안 먹고 남겼어요. 보통은 다 먹는데 이상하다 싶었지만 출근 시간이 늦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점심때 집에 왔더니 콩이가 비틀거리며 걷고 있더군요. 눈 초점도 안 맞고, 다리에 힘도 없어 보였습니다.
저혈당 증상을 알고 있었기에 바로 꿀물을 먹였습니다. 물 반 컵에 꿀 한 스푼을 타서 억지로라도 먹였어요. 의식이 있으면 입으로 당분을 섭취시키는 게 가장 빠른 응급처치입니다. 10분쯤 지나니 콩이가 조금씩 정신을 차리더니 걸음걸이도 안정되었습니다.
저혈당 초기 증상: 비틀거림, 무기력, 떨림, 초점 없는 눈빛. 심해지면 발작, 의식 상실까지 진행됩니다. 이런 증상이 보이면 즉시 당분 섭취! 꿀, 설탕물, 포도당 시럽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의식이 없으면 입으로 먹이면 안 됩니다. 기도로 넘어갈 위험이 있거든요. 이럴 땐 잇몸에 꿀이나 설탕을 발라주세요. 구강 점막으로도 당분이 흡수됩니다. 그리고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포도당 정맥 주사로 빠르게 혈당을 올릴 수 있습니다.
저혈당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콩이처럼 밥을 덜 먹었거나, 인슐린을 과다 투여했거나, 평소보다 운동을 많이 했을 때 발생합니다. 저는 그날 이후로 항상 집에 꿀과 포도당 시럽을 비치해두고, 콩이가 밥을 남기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습니다.
인슐린 용량 실수도 조심해야 합니다. 한 번은 아침에 주사를 놓고 출근했는데, 저녁에 퇴근해서 또 놓으려다가 아침에 놓았는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혹시나 두 번 놓으면 저혈당이 올 수 있으니, 그날은 혈당을 재보고 높으면 놓는 걸로 했습니다. 지금은 수첩에 매번 체크해서 이런 실수를 방지합니다.
혈당 측정기는 정말 유용합니다. 사람용 혈당 측정기로도 측정 가능하지만, 반려동물은 귀 끝을 살짝 찔러서 피를 채취합니다. 처음엔 겁났는데 몇 번 해보니 익숙해지더라고요. 콩이 혈당이 불안정할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집에서 재봤습니다.
당뇨병,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당뇨병 진단 초기에는 앞으로 콩이가 얼마나 살 수 있을지, 고생만 하다 가는 건 아닌지 온갖 걱정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2년간 관리하면서 깨달은 건 당뇨병이 있어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콩이는 11살인데, 산책도 좋아하고 놀이도 즐기고 평범한 강아지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식단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당뇨병 처방식은 섬유질이 많고 탄수화물이 적어서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들어줍니다. 콩이는 당뇨 진단 후 바로 처방식으로 바꿨는데, 덕분에 인슐린 용량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처방식 종류도 여러 가지라 기호성 좋은 걸 찾으면 됩니다.
식사 시간과 인슐린 투여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핵심입니다. 콩이는 매일 아침 8시와 저녁 8시에 밥을 먹고, 밥 먹은 직후 인슐린을 맞습니다. 주말에도 이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해요. 혈당은 규칙적인 생활 패턴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관리되거든요.
간식은 당뇨 전용 제품을 사용하거나, 삶은 닭가슴살이나 오이 같은 저탄수화물 간식을 주세요. 저는 훈련 보상용으로 사료 알갱이 몇 개를 따로 빼두고 사용합니다.
운동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콩이는 하루 두 번 30분씩 산책하는데, 산책 시간도 가급적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갑자기 격렬한 운동을 하면 저혈당이 올 수 있으니, 평소 활동량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비 오는 날은 실내에서 가벼운 놀이로 대체합니다.
정기 검진은 필수입니다. 처음 6개월은 2주마다, 안정기에 접어든 후엔 한 달에 한 번 병원에서 혈당과 당화혈색소를 체크합니다.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간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지표라서 장기 관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요. 콩이는 지금 당화혈색소가 정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합병증 예방도 중요합니다. 당뇨병이 오래되면 백내장이 생길 수 있어요. 콩이도 1년 반쯤 됐을 때 눈이 약간 뿌옇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이 초기 백내장이라고 하시면서 항산화 영양제를 추가로 처방해주셨어요.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신장 질환도 당뇨 합병증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6개월마다 신장 수치도 같이 체크하고 있어요.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는 게 신장 건강에 좋다고 해서, 콩이가 물을 잘 마시도록 분수형 급수기도 설치했습니다. 하루 물 섭취량을 체크하는 것도 습관이 됐습니다.
경제적 부담도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인슐린, 주사기, 처방식, 정기 검진 비용을 합치면 한 달에 15~20만원 정도 들어요. 저는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해두지 않아서 전액 본인 부담인데, 당뇨병은 완치가 아니라 평생 관리 질환이니 미리 재정 계획을 세우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돈보다 중요한 건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콩이와 보내는 매일이 소중하고, 아침저녁 주사 놓으면서 나누는 스킨십도 특별한 유대감을 만들어줍니다. 처음엔 무섭고 막막했던 당뇨병 관리가 이제는 일상이 되었고, 콩이도 저도 잘 적응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충분히 잘 관리하실 수 있을 거예요.